난 뭐가 그렇게 급했던 걸까.
지난 며칠 내내 눈이 내려 살얼음이 얼은 길을 왜 그렇게 뛰어야만 했던걸까.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조명조차 없던 빙판에서 한순간 '어?' 하는 순간 보기 좋게 바닥에 미끄러져 버렸다. 어이없는건, 그 순간에 손에 들고있던 책을 지키겠다고 그걸 안으로 끌어당겼단 거다. 덕분에 오른팔은 상처투성이에, 단 한 벌인 패딩은 찢어지고. 앞에 고여있던 진흙탕에 보기좋게 얼굴을 박아버린 건 덤이라 치자. 누군가 봤으면 정말 두고두고 회자되었을 일이었지.
그렇게 넘어졌다가 일어나서 하늘을 봤는데, 별들이 참 많이 떠있더라. 생각해보니 근 2년간 하늘 올려다 본 날이 얼마나 있는지 궁금해졌다. 학부생일 때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경비직원들 눈 피해 학교 옥상에 올라가 하늘도 올려다보고, 친구랑 맥주 한 캔에 가벼운 수다도 떨다 내려오기도 했었는데. 요즘은...
이런 기억들을 옛 추억이 가져다주는 일종의 미화효과 때문일 수도 있겠다. 왜, 많은 이들이 그러잖아. 나 때는 안그랬는데, 우리 때는 안그랬는데. 군시절부터 가장 싫어했던 말들 중 하나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 그런 말들을 내뱉는 걸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놈인가보다. 아무튼 몸을 추스리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며 이런 저런 일들을 떠올리게 되더라. 이틀 뒤면 대학에서 졸업하는 동생 생각도 나고, 뭔가 일을 더 만들며 부지런히 뛰어다닌 지난 1년의 기억들이 스쳐지나가고. 아, 물론 그런 일들 때문에 구멍난 성적으로 유급위기까지 와 있는 걱정도.
뭐.. 어떤 일들이 있어도 결론은 같다. 내 행동에 내가 책임지면 되는거다. 결국 아까의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입은 상처들이나, 이달 말까지는 꼼짝없이 찢어진 패딩을 입어야하는 상황이나, 아무튼 그 외 여러 모든 상황, 내 행동에 대한 결과로 일어난 일은 내가 책임지면 된다.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원칙만 지켜진다면 말이지.
...
뭔 짓인지 모르겠다. 다시 책이나 봐야지. 그래도 아까 지키길 잘했어 - 이거 젖어서 엉망됐으면 지금 뭐보고 있었겠어..? ㅋㅋ...ㅋㅋㅋㅋ... ㅠㅜ 아 다친 팔은 아프고 한 시간? 전부터는 무릎이랑 옆구리도 아려오고... 지금 보는 이 책들이 지금의 고통들과 등가교환 할 만한 가치가 있기를 ㅠ
간만의 장문 뻘소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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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