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많은 것들이 바뀌고 또 바뀌고...
시간에 대해 생각해보면, 이 것처럼 야속한 것도 없는 것 같다.
좋았던 기억,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건들, 또는 이도저도 아니게 흘러간 일상들.
이 모든 것이 그리워지는 것은 당연한 것일까?
가끔 사람들은 내게 말한다.
내가 너무 과거에 얽매여서 사는 것 아니냐고.
글쎄.. 그런지도 모르겠다.
확실히. 나는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기 보다는 과거의 추억들을 회상하는 것을 더 좋아하니까.
그래서 시간의 흐름이란 내겐 아쉬움을 주고, 때론 야속하게마저 느껴지나보다.
부대 복귀 하루 전, 운좋게 연락이 된 오랜 지기와 만나고 왔다.
조용히 따뜻한 술잔을 기울이며 나눈 많은 이야기들.
빛바랜 추억들에 대한 향수와,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조용한 음악에 차분하게 가라앉은 선술집의 분위기에 자연스레 이끌린 듯 오간 대화...
그와 나는 유난히도 운이 좋았던 경우에 속한다.
한층 좋아지지 않는 경제 속에서도 외국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니까.
다른 많은 이들과는 다르게 그와 나에게 있어서 그 시기는
지금까지의 삶에서 고등학교 시절이 가장 행복했고 즐거웠던 시간이었다는 것.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듣고 공부하며 좋아했던 시간.
여러가지 운동에 도전해보고 성취를 얻으며 즐거워했던 시간.
아무런 것도 바라지 않고 친구들과 같이 하던 시간을 순수히 즐기던 일.
좋아하는 이성을 만나고 꿈같던 추억을 함께 만들어갔던 일.
크게 고민할 필요도 없었고 괴로워할 필요도 없었던 그 시간들.
그 당시에도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었고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웃으며 지나갈 수 있는 그런 일들이지 않나 싶다.
항상 이런 식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힘들었던 시기도 아련한 과거의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
아련해서일까? 그 시절이 유난히도 그리워지는 것은.
아마도 그럴 것이다.
과거를 그리워하는 것은 어쩌면 모두가 겪는 것일지도 모른다.
시간은 앞으로만 흘러가니까 - 지나간 일에 대해서는 후회도 남고 추억도 남으니까.
때론 야속하지만, 그렇기에 지나간 시간들이 더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러하기에 현재를 멋지게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전역을 하고, 5년이 흐르고, 10년이 흐르고, 그리고 유유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오늘의 나를 웃으며 기억할 수 있도록...
두서없는 지극히도 개인적인 글이 되어버린 것 같다.
2009년을 보내며 내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생각하고 이만 마무리지어야겠다.
WRITTEN BY
-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