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보통 미국에서는 여러 국가적 기념일이나 명절등에 정확한 날짜를 정해두지 않습니다. 미국의 추석이라 할 수 있는 추수감사절은 11월의 넷째주 금요일, 현충일과 동격인 Memorial Day 는 5월의 마지막 월요일 이런 식이랍니다 - 덕분에 해가 지나도 항상 달력에서 빨간날이라죠 ^^;;;;;하지만 이 중 예외가 되는 몇 안되는 날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매년 7월 4일, Independence Day라 불리는 독립기념일입니다. 모 영화의 제목으로 잘 알려진 날이죠.
미국 독립기념일의 시초가 되는 7월 4일은 미국의 국부들이라 추앙되는 조지 워싱턴, 토마스 제퍼슨 등의 인물들이 미국의 독립선언문인 Declaration of Independence 를 선언한 날입니다. 미국의 시초가 된 7월 4일을 미연방정부에서 국경일로 정해 매년 건국의 정신을 기리는 셈이지요.
이 독립기념일이 다가오면 미국의 모든 도시들이 준비하는 행사가 있는데, 바로 행진 (Parade) 입니다. 이는 수도인 워싱턴DC에서 매년 7월 4일 정오 즈음해서 열리는 것이 가장 규모가 크고, 각각의 도시도 자신들의 역사과 미국의 탄생을 기념하는 퍼레이드를 벌입니다.
각종 시민단체에서 부터 시작해서 각 시대의 미국의 대표적인 캐릭터들까지 등장하는 퍼레이드 행사들에서 연도와 시기를 불문하고 항상 빠지지 않는 단체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봉사한 이들이고요 (국가에 헌신한 군베테랑들 및 경찰/소방 공무원들). 보고 있다보면 정부와 시민단체가 참 조화롭게 어우러져 행사를 진행하는 몇 안되는 경우들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지역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행진과 함께 사람들이 행하는 행사들 중 하나가 바로 독립선언문을 돌아가며 낭독하는 일입니다. 이는 따로 공공기관에서 주관을 하지 않아도 민간단체나 지인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행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국부들에 감사하고 자신의 나라에 자긍심을 잊지 않죠.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겨주는 것은 대규모의 불꽃놀이입니다. 각 주마다 법률상 약간의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지자체들이 하늘로 쏘아올리는 폭죽 형태의 불꽃놀이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도시에서 대규모의 불꽃놀이를 본다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힘든데, 이 독립기념일만큼은 예외라고 할 수 있지요.
필라델피아의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저도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본 적은 한 번 밖에 없어서 올 해 꼭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는데, 제가 사는 곳 근처의 가장 가까운 대도시인 디트로이트에서는 예정된 불꽃놀이가 없더군요.. 하긴 재정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시라서 그런가... 미국 내에서 가장 화려한 불꽃놀이가 벌어진다는 필라델피아와 워싱턴DC에 사는 친구들이 조금은 부러워지더군요.
미국친구들과 대화하다 보면 가끔 느껴지는 것이지만, 대다수의 친구들이 자신의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무척이나 강하다는 느낌을 받는답니다. 때로는 이건 광신의 수준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느껴질 때도 있지요.
하지만 정치적인 문제를 토론하다보면 자신의 주장이 무척이나 뚜렷하고 평상시에 보여주던 국가에 대한 애정과는 다른 비판적인 시선을 보여주는 경우 또한 여러 차례 보았습니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강하기에 그 나라가 잘못된 길을 걷지 않는 것은 누구보다도 원지 않는 이들이 이 친구들입니다. 그렇기에 정치에 이견이 있을지라도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은 다른이 못지 않고, 건국기념일 겪인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날에는 국가의 이름 아래 하나가 되어 축배를 들지요.
이에 반해 한국은 어떤가요, 대한민국의 첫 초석이 된 중요한 날이라고 할 수 있는 광복절을 그저 빨간날로만 여기고 놀러다니기 바쁘지 않은 것이 가슴아픈 현실입니다 - 올해에도 100%의 확률로 광복절에 태극기 다는 집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을 것이라 예상하는게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우리가 표현을 제대로 안해서 그렇지 일단 위기가 오면 그 어떤 나라보다도 단합을 잘 해 해쳐나갈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말과 행동으로 표현을 하는 것과 마음 속으로 생각만 하는 것은 다릅니다. 그리고 위기나 어떤 사건이 있을 때만 반짝하는 것은 더욱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미국과 미국인들의 사고방식들을 무조건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배울건 배워야하지 않을까요?
미국에서 이들의 독립기념일 기념 행사들을 바라보면서, 언젠가는 나의 자랑스런 조국 대한민국에서도 대한민국의 기원과 탄생을 자랑스럽게 축하하고 기념하는 그러한 풍토가 자리잡았으면 하는 조그마한 소망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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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