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10 Europe'에 해당하는 글 32건

간만에 날씨가 너무 좋아서 좀 시원한 옷을 입을까 옷장을 뒤지던 도중에 윗옷 하나를 발견했는데, 갑자기 1년 전 유럽 여행할 때의 추억이 떠올라 그 때의 일을 회상해봅니다.

작년 이 맘 때 즈음, 갓 군대에서 전역한 저와 저보다 2년 먼저 전역한 제 형제라고도 할 수 있는 친구는 5년여간 서로 꿈꾸며 그리던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못씻고 못먹어도 맛있는 맥주는 모두 섭렵해 보리라 마음먹고 떠났던 여행... 덕분에 참 지저분하게(?) 다녔던 추억이 다분한 여행이었죠.

사람들에게 줄 기념품이나 선물들은 여행하던 지방 역에서 줏은 작은 조약돌 몇 개(-_-;;;)로 대체하며 다니던 그런 시기에, 저와 제 친구가 가장 큰 돈을 지출한 것은 다름아닌 당시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이 입었던 검은색 유니폼이었습니다. 

검은색 바탕에 황금빛으로 수놓여진 글씨, 그리고 간간히 들어간 붉은 수실의 테두리에서 나오는 그 위엄(?!)은 저와 제 친구의 혼을 빼놓기에 부족함이 없었죠. 참고로 전 축구랑은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 4년에 한 번 월드컵 경기를 보는게 전부이고, 아버지랑 동생이 프리미어 및 챔피언스 리그를 볼 때 전 옆에서 열심히 졸죠;;; 

흰색도 깨끗하지만.. 검은색이 더 매력적!


아무튼 이 유니폼은 당시 독일을 싫어하는 팬들에게 "나치의 SS친위대의 디자인을 닮았다" 라며 조롱아닌 조롱을 받았지만, 그 인기는 실로 대단한 것이어서 아디다스사의 진품은 물론 모조품마저 어른 사이즈를 찾기가 무척이나 힘들었었습니다. 게다가 월드컵 초도 아니고 월드컵이 막바지에 다다르는 상황이어서 그 상황은 더욱 심각했었죠.

오른 가슴에 번호가 새겨집니다

처음 들른 도시인 쾰른(Koln / Cologne)에서 시작해서 잠깐이라도 기차가 멈추고 환승에 시간이 있다면 그 도시의 아디다스 및 스포츠 용품 매장을 찾아 발품을 팔았었습니다.

유럽의 땡볕 무더위도 무릅쓰고 미친듯이 돌아다니던 것이 효과가 있던 걸까요? 결국 독일의 북부 항구도시인 함부르크(Hamburg)의 아디다스 매장에서 우연찮게 진열대에 20여벌의 검은 유니폼 상의를 발견하고 감격에 겨워했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유니폼에 번호와 이름을 새길 수 있는 직원이 출근하려면 1시간이 남았고, 이름은 새기려면 1시간여를 기다려야 한다는군요 - 시간을 확인하니 열차는 떠나기 40분전 T^T

눈물을 뒤로하고 "독일의 수도인 베를린에가면 당연히 있을 것이다!" 라는 희망을 품고 떠났는데... 희망은 희망일 뿐 보이는 건 깨끗한 흰색의 유니폼 뿐 검은색은 아예 씨가 말랐더군요;;; 유니폼 입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봐도 검은색은 못구했다, 그래서 그냥 포기했다 라는 답변이 대부분이었구요.

그 때 포기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근데 지름신이란게 그렇지 못하지 않습니까?
다른거 다 포기하고 맥주만 즐기는 나름 삽질 여행을 하고 있는데, 저 정도는 챙겨가야 그래도 "이건 유럽, 그 것도 독일에서 공수해온 진본임!" 하며 자랑질 할 게 생길거라는 몹쓸(?) 생각이 여행내내 떠나질 않았습니다. 

7월 초에 함부르크를 떠난 후 어느 덧 한 달이 지나 7월 말 - 유레일 패스는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당시 저희는 "유럽에 왔으니 유럽의 지붕정돈 봐 줘야지!" 하고 즉흥적으로 여행 경로를 틀어 스위스에서 노숙을 하고 있었습니다. 수정된 계획에 의하면 프랑크푸르트(Frankfurt)를 거쳐 짐을 정리한 후 프랑스로 향해야 했었죠. 하지만 친구와 제가 생각하던건 함부르크에서 놓친 검은색 유니폼...

결국 저흰 함부르크에서 제대로 된 맥주와 오리지널 햄버거(햄버거는 함부르크에서 선원들에 의해 파생한 음식입니다)를 못먹어봤다는 핑계를 대고 스위스 취리히(Zurich)에서 함부르크행 야간열차를 끊습니다 @_@;;;; 

다음 날 아침 함부르크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아디다스 매장으로 달려갔는데, 저희가 기억하던 진열대엔 아무 것도 없더군요.

한 달 사이에 안팔린게 웃긴일이라며 포기하고 나가기 일보 직전, 여기까지 야간열차 타고 온 게 너무 억울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 하나로 한 번 더 구석구석 살펴보기로 했죠.

근데...할렐루야!!!!!!!!! 2층 흰색 유니폼들 사이에 누가 숨겨둔 듯 검은색 유니폼 S, L, 그리고 XL 딱 3벌이 있더군요. 정말 약 3초간 유니폼 들고 멍~ 한 표정을 지었지요 ^^;;;

저흰 각각 L과 XL을 집어들고 카운터로 가서 이름프린팅까지 부탁했습니다 - 전 13번의 뮬러, 친구는 7번의 슈바인슈타이거. 아침에 서서히 속력을 줄이는 열차에서 일어난 순간부터 시작된 긴장감이 그제서야 풀어지더라구요.

웃긴건 저희가 계산을 끝낼 무렵 저희 또래로 보이는 남자애들 몇명이 들어오더니 저희가 유니폼을 찾은 곳을 계속 뒤적이더군요. 저흰 승자의 웃음(?)을 그들에게 슬쩍 보이며 매장을 나섰죠.

"원하는 유니폼을 구하려면 나라 한 바퀴 정도는 돌아야지!" 라 외치면서요...ㅋㅋㅋ...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방학이 시작했습니다 - 뭐 그래봐야 겨울방학 Part 2 에 가까운 성격이지만요. 갑자기 시간이 많아지니 좀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네요. 다른 이웃들도 그러한 느낌인지 밖에서 막 뛰어다니며 눈싸움하고 있네요. 어린애들처럼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눈싸움하는 모습을 보니 지난 여름 유럽 오스트리아에서의 추억이 생각납니다. 

오스트리아에 가면 가장 먼저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모차르트의 흔적입니다. 그의 천부적은 능력 탓인지 젊은 나이에 요절을 했죠. 그래서 오스트리아 곳곳에는 모차르트 초콜릿으로 대표되는 모차르트 관련 기념품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답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에서도 그의 이미지로 도배가 되어있다시피한 곳이 있는데, 바로 그가 태어나고 세례를 받은 잘츠부르크 (Salzburg) 입니다. 그 덕분에 오늘날까지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세계적인 음악회 역시 열리는 도시가 되었죠. 그리고 이탈리아의 로마와 분위기가 흡사하다하여 리틀 로마라고 칭하기도 한답니다. 

잘츠부르크에서 모차르트와 화려한 잘츠부르크 대성당을 제외하고도 또 하나의 명소가 있는데, 바로 15세기 초에 지어진 헬브룬 궁전 (Hellbrunn) 이라는 곳입니다. 이름이 특이하죠? 전 이 곳을 보고 '뭐야 지옥이란거야?' 라고 피식했는데, 친구의 말에 따르면 독일어에서 ' 'Hell' 이라는 단어가 '맑은' 혹은 '밝은' 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이 궁전은 정교함 속에 빼어난 화려함을 자랑하는 잘츠부르크 대성당을 건축한 산티노 솔라리 (Santino Solari)가 설계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고, 흔히 '물의 궁전', 혹은 '물의 정원' 으로 칭해집니다. 이 독특한 이름은 17세기 이 곳을 관저로 이용했던 잘츠부르크의 대주교가 이 곳 정원의 일부를 'Trick Fountain' 이라 불리는 공간으로 개조를 생긴 것인데요, 이게 아주 재미있어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인답니다. 입장료가 좀 부담이 되었지만 국제학생증이 있으면 할인 혜택이 있어 (학생 €6.5) 들러보았답니다.

Trick Fountain 을 처음 생각해낸 대주교는 물이 흐르는 정원을 "Aqua Viva - 살아 움직이는 물" 이라 칭했는데, 이 말에 이 정원의 특징이 아주 잘 들어납니다. 정원 내에는 여러가지 장치가 되어 있는데, 증기기관도 존재하지 않던 17세기 초반 다양한 내부 파이프와 수압의 원리를 이용한 다양한 장치들이 정원에 설계되어 있답니다. 



그냥 보면 정교하게 잘 꾸며진 정원과도 같은 모습입니다만...


궁전의 역사를 들으면서 투어를 받고 있는데 위의 사진에 보이는 벽 앞에 사람들을 주욱 앉히더니 가이드가 말합니다. 앞에 위치한 대주교와 그의 손님들이 앉아서 포도주를 기울이던 대리석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볼 사람이 없냐고 말이죠 - 근데 설명이 끝날 때까지 절대 일어서지 말라는 부탁을 하길래 무언가(?) 예상했었지만, 용감하게 뛰쳐나갔습니다. 친구는 당황해하더군요 ^^;;

헐!!!!!!!!!!!!!!


아니나 다를까... 설명을 듣고 있는데 갑자기 엉덩이의 중앙부분(?!)에 강하게 꽃히는 수압이 참...; 약속한게 있는지라 일어서진 못하겠고 의자 앞으로 바로 몸을 뺐습니다. 사진에 잡힌 물방울이 직선형태로 뻩어져나오는 것만 보더라도 저게 얼마나 강한지 짐작하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 등을 보이고 있는 하얀 티의 소녀가 앉아있는 곳이 대주교의 자리였는데, 유일하게 물세례를 받지 않는 자리랍니다 - 저 곳에서 과하게 포도주에 취한 손님들이 깜짝 놀라는 것을 유쾌하게 즐겼다고 하더군요. 

이 후로 정원 곳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때에 물줄기가 쏟아져 나왔는데,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물줄기가 어디서 뿜어져 나올지 예상해보며 뛰어다니고 피하는데 정신이 없었답니다.




이 장난끼 가득한 정원을 돌아보며 본 여러 여러 기관들 가운데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대주교가 가장 신경써서 설치했다고 알려진 왕관 분수였습니다. 가만히 있던 왕관이 달라지는 수압에 따라 (그리고 수압에만 의존하여) 3m 높이까지 치솟았다 내려오는 것을 반복하는데, "권력의 지고 뜸을 잊지 말라" 라는 손님들을 향한 대주교의 경고를 담고 있던 것이라고 합니다. 


한바탕 웃으며 친구와 나이를 잊은채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듯 장난을 치다보니 1시간이 넘는 가이드 투어가 금방 지나가더군요. 좀 더 돌아다니며 숨겨진(?) 장치를 찾아보며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워낙 사람들이 몰리는 관계로 앞 팀이 빠져나와야 다음 팀이 정원을 즐길 수 있다하여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나왔답니다. 다른 모든 이들도 아쉬워하는 기색을 보아하니 동양이나 서양이나 더운 날의 물장난을 즐기는 것은 공통된 것인가 봅니다.

햇살이 드는 바깥 정원에서 옷을 말리며 이 재미있는 정원을 17세기 초에 만들려고 어떤 노력을 했을지 참 생각해 보았습니다. 모든 움직이는 조각들과 기관들을 수압만으로 작동하게 하기 위한 파이프들을 설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계산착오를 거쳐야했을지 사뭇 궁금해지더군요. 지금 글을 쓰면서 생각한 것이지만, 유체역학의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그 때에 저런 시설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더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요즘 열역학과 더불어 요 과목 때문에 정신없거든요 o_O;;;)

뜨거운 햇살이 쏟아지던 지난 7월의 어느 날, 예상치도 못했던 물줄기를 피해다니며 한참을 웃었던 추억이 다시 한 번 웃음을 안겨주네요. 아~ 얼른 날씨가 풀리면 좋겠습니다 ^^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간만에 반 년 전 유럽여행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오늘 기분도 울적한게 갑자기 배를 타고 아일랜드에서 프랑스로 건너갔던 그 때 생각이 나네요;

보통 영국 / 아일랜드를 방문한 여행기를 보면 대다수가 저가항공이나 런던 - 파리로 이어지는 해저 고속철 유로스타 (EuroStar) 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그게 가장 잘 알려진 방법들이고, 무엇보다 시간을 줄일 수 있으니 금상첨화라고 볼 수 있지요. 가격만 합당하다면 말입니다.. 가격만..;;

2010년 여름 당시 유레일 패스가 있다고 하더라도 런던 발 유럽본토 행 편도 유로스타는 반드시 예약이 필요하고 추가적인 비용을 내야했습니다. 그런데 성수기라서 그런지 한 사람당 지불해하는 예약금이 약 200 유로 가량이더군요. 차라리 수영을 해서 가겠다고 오기를 부리던 우리가 찾아낸 것은 바로 페리 - 영국에서 아일랜드로 배를 타고 넘어갔듯이 아일랜드에서 배를 타고 유럽으로 가는 방법이 있었던 것입니다. 알아보니 가장 싼 티켓이 한 사람당 약 100유로 가량 정도로 열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했구요. 게다가 예약 후 페리 회사 이메일로 유레일 패스와 소지자 이름, 그리고 페리 예약 번호를 보내면 30%의 할인을 해주니 실제적으론 더 많은 돈을 아낀 셈입니다. 

아일랜드는 섬나라 답게 여러 항구와 뱃길이 존재하는데, 저희가 택한 루트는 아일랜드 남단에 위치한 로즈레어 (Rosslare Europort) 에서 출발하여 프랑스 서북부에 위치한 로즈코프 (Port de Rosscoff) 로 향하는 페리였습니다. 출항 날짜와 페리를 예약하자 남는 시간동안 아일랜드 서부를 방문할 생각이었지요. 나중에 프랑스에 도착해서는 파리로 향하는 도중 몽생미셸 (Mont St. Michael) 또한 자연스레 여행의 일부에 포함시킬 수 있었답니다. 


페리를 기다리는 동안 시간이 남아 항구 옆 백사장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 당시 우리와 같은 페리를 기다리는 듯한 중년의 아주머니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웬 커다란 동양 사내들 2명이서 미친 듯이 웃으며 백사장에서 뛰노는 것을 보시더니 살짝 웃으시더군요 ^^;;;

간만에 와보는 바다, 게다가 고운 모래가 깔린 아무도 없는 백사장에서 정신없이 2시간 가량 놀았던 것 같습니다. 배가 정박하고 있는 동안 프랑스로 떠나는 여행객들의 차량들이 분주히 배 안으로 선적되었습니다. 나중에 배에서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알게 된 것이지만, 여름 휴가철에 가족들과 차를 가지고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이 곳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유럽 대륙에 위치한 국가에서는 다른 나라로의 여행에 있어 굳이 비행기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지요. 


페리의 내부는 크루즈선과 무척이나 비슷합니다. 상층부에는 영화관을 포함한 문화시설 및 아이들의 놀이 시설이 위치해있고, 배의 중간층에는 여러 식당들과 바들이 위치해 오랜 시간 항해의 무료함을 잊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저와 제 친구가 페리를 탔던 이 날 당시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2010년 월드컵 본선 게임이 있었는데, 독일의 팬이 많을 것이라는 제 예상과는 다르게 아르헨티나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바에 절반 가량 있었답니다. 아마 아일랜드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프랑스 사람들이 아니였을까 하는 추측을 해보았답니다 - 두 나라 간 경쟁심리가 상당하거든요.

배에서도 피할 수 없는 저녁이 다가왔고, 많은 이들이 하나 둘 식당가를 찾는 것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저와 제 친구는 페리를 타기 전에 구입한 과일과 바게뜨 빵을 슬그머니 가방에서 꺼내 끼니를 떼웠지요. 식당의 음식 평균 가격이 최소 10유로 이상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정말 다행이었답니다. 그러지 않았더라면 그날 밤 바에서의 해피 아워를 이용하지 못했었을테니까요 - 멍청한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유럽 여행의 가장 큰 목표가 최대한 다양하고 많은 맥주를 접하는 것이 목표였던 저희로선 정말 큰 이슈였지요... o_O;; 

백사장에서 너무 많은 체력을 소모한 상태에서 술을 마셔서 그랬던 탓일까요? 잠이 몰려와서 자연스레 잠을 청했는데, 눈을 떠보니 어느 덧 목적지인 프랑스 로즈코프 항구 도착 1시간 전이더군요. 덕분에 14시간이라는 항해 시간이 생각보다 무척이나 짧게 느껴졌었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얼른 프랑스 땅을 밟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세관에서 발목을 잡히게 될 줄이야...


보통 이 항구를 통해서 프랑스에 들어오는 이들이 EU 시민권자이기 때문에 공항처럼 체계적인 검사를 하지 않고 여권의 여부만 확인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대한민국 국적자, 그리고 세관원은 나이드신 전형적인 프랑스 할아버님... 세계 공용어라 불리는 영어가 프랑스에서는 천대받는 다는 것을 몸소 배웠답니다 - 친구의 독일어도 통하지 않기는 마찬가지;;; 그렇게 저희는 여권을 뺏긴채(?) 약 30분 가량 대기했는데, 당시 설마 배타고 다시 아일랜드로 돌아가야하는건 아닌가 하는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아무런 문제 없이 세관을 통과할 수 있었고, 그 후론 저희가 프랑스 서북부의 작은 항구를 통해 유럽 본토에 첫 발을 딛는 흔치않은 여행자들 중 하나라는 생각에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졌답니다. 여행의 일정이 급하지 않다면, 그리고 아일랜드의 서부와 남부를 여행 에 포함시키고 싶다면 이렇게 페리를 이용하여 유럽대륙으로 넘어가는 방법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많은 짐이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자금의 여유가 있다면 침대가 있는 방을 예약하는 것도 가능하니 말입니다. 

2월 말에 무지막지하게 내리는 눈을 보고있자니 갑자기 바다 생각이 났나 봅니다. 솔직히 오늘 중간고사 하나에 사뿐히 즈려밟힌 사실도 한 몫 하긴 합니다만...;;; 
하아.. 다시 여행가고 싶어지네요..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정말 이 이야기만은 기억하고 싶지조차 않았는데...
내 블로그를 어떻게 알고 찾아온건지 독일 다하우에서 만났던 성민이가 운을 띄웠다. 이름하여 "파리의 훈남 야바위꾼". 잠깐 시간나는 사이에 빠르게 그때의 기억을 되새겨본다.

여름에 했던 유럽여행, 성민이처럼 하루에 숙식 다해서 5유로 미만으로 쓰고 다닌 것은 아니었지만, 맥주가 너무나도 맛있었던 몇몇 고장을 제외하고선 숙식으로 한 사람당 30유로 이상 쓰지 않으며 여행했던, 처음으로 해외 배낭여행을 나선 내 친구와 내게는 나름 처절한(?) 투쟁이었다.
나름 돈을 아끼면서 다다른 여행의 막바지 - 우리는 우리가 처음 책정했던 예산에서 어느정도의 예산이 남아있음을 확인하였고, 우린 기왕 프랑스 파리에서 여행 끝내는거 마지막 식사만큼은 제대로 먹고가자며 들떠 있었다. 거위 간 요리인 푸아그라와 달팽이 요리인 에스카고는 프랑스에서 꼭 먹어보고 싶기도 했고. 

때는 8월 3일, 한국 귀국을 3일 앞둔 시점 - 베르사유 궁전을 거쳐 에펠탑을 둘러보고 다양한 언어로 평화의 메세지가 새겨져 있는 평화의 벽이 있다는 샤요 궁전 (Palais de Chaillot) 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에펠탑과 샤요궁전을 연결하는 Pont d'lena 다리를 건너는데, 사람들이 웅성거리면서 모여있는 것이 보였다. 

호기심에 살펴보니 선글라스를 낀 금발 곱슬의 청년 - 보는 순간 영화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에서 세바스찬의 역을 맡았던 Ryan Phillippe 과 무척이나 닮았다고 생각했다 - 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짧은 영어를 펼치며 '야바위' 를 하고 있었다 -_-... 순간 '저 녀석 생긴건 멀쩡한게 왜 저러고 있는거야?' 란 생각이 스쳐가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 정말 사진과 싱크로율 90% 이상이었던 듯.

아무튼 게임의 룰은 간단했다. 세개의 검은색 원형 플라스틱 컵받침이 있고, 그 중 하나만 바닥에 하얀색의 표시가 되어있었다. 훈남(?) 야바위꾼은 그 걸 눈으로 따라갈 수 있는 속도로 발로 섞고, 게임을 원하는 이는 돈을 걸고 표시가 되어있는 컵받침을 골라내면 배팅한 돈의 두배를 받는 게임. 

한 30분 정도 관찰했는데, 우리랑 같이 구경하다가 돈을 건 관광객 한 명은 50유로 걸고 100유로 따는 식으로 한 5판 이기더니 괴성을 지르며 가족들에게 돌아갔고, 어떤 여성분은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 동안 야바위꾼이 슬쩍 바꿔치기하는 장면을 놓쳤는데, 나와 내 친구를 포함한 구경꾼들이 답을 알려줬음에도 불구하고 흥분해서 급하게 돈을 걸어 게임에서 지는 것이었다. 

집에 사갈 기념품을 살 것이냐 좋은 저녁을 먹을 것이냐 고민하던 내 친구, 이 말도 안될 정도로 쉬운 게임을 보고 있자니 이성의 꼭지가 풀렸나 보다. 
갑자기 나한테 현금 들고나왔냐고 묻는다. 하긴... 나도 내색은 안했지만 생각보다 간단한 게임에 가슴이 설레였으니... 말없이 있는데 내 친구, 크게 한판 하고 돈벌고 떠나자며 갑자기 자기 지갑에서 50유로 지폐를 꺼낸다 @_@!!!!!!! 내가 말릴 순간도 없이 진행된 게임, 그리고 그의 50유로는 증발했다.

거기서 떠났어야 했는데... 떠났어야 했는데...
친구가 돈 잃는 것을 보고 나도 확 꼭지가 돌아버린 것일까? 남은 공동경비 220유로가 들어있던 내 지갑에서 200유로가 판에 걸렸고, 분명 제대로 찍었다고 예상했는데, 주변에 있는 모든 구경꾼들도 맞다고 예상을 했는데... 그랬는데... 우린 야바위꾼을 상대하고 있던 것을 잊었던 것일까?
...
그렇게 남은 270유로 중 250유로가 증발했다... 하얗게... 그저 하얗게...


말을 잊지 못하는 나와 내 친구, 주변에서 보던 이들도 우리의 꼬락서리(?)를 보더니 순간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한듯 잠시 조용해진다. 야바위꾼은 그게 마음에 안들었는지 다시 분위기를 잡고 이내 시선은 그에게로 다시 몰렸다. 터벅터벅 걸어 샤요궁에 도달한 우리, 서로 말없이 얼마나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말없이 화창한 날의 에펠탑을 배경으로 한 사진을 묵묵히 찍었고, 훗날 친구는 그 당시 내게서 '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고 증언했다 -_-

숙소로 돌아오며 그가 던진 의미심장한 한 마디...
내가 다시 도박하면 내 왼손을 잘라버릴테다


그리고 이 날 늦은 밤, 나는 민박집 옥상에서 훈련소를 떠나며 다시는 하지 않으리 맹세했던 총검술을 다시 시작했다 -_- +++++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유럽여행을 하면서 많은 곳을 다녔지만, 대부분의 기억은 사진과 당시 기록한 일기장이 없다면 가물가물한 것이 사실이다. 어떤 곳이 좋고 아름다웠는지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들만 살아있으니... 하지만 아직까지도 내 기억 속에 생생히 기억되는 일이 하나 있는데, 다하우 수용소를 방문하던 도중 뮌헨에서 만났던 동국대학교 재학생 성민이와의 추억이다.


선분홍색 우의로 앞으로 맨 가방을 덮고, 방수커버를 씌운 여행용 배낭을 등에 맨 채 다른 외국인 관광객들과 지도를 보며 '어떻게 하면 걸어갈 수 있을까' 를 물어보던 그의 모습에서 '중국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뮌헨에서 광역열차인 '레기오날 (Regional)'을 타고 도착한 다하우 (Dachau) 에서 만난 성민이의 첫 인상이었다.

지도를 살펴보는 도중 그가 한국인임을 우연찮게 확인하고 서로 통성명을 했다. 같이 이동하기로 하고 살펴보니 수용소는 역에서 직선거리로 약 4km, 비도 약하게 내리는 것 같아 같이 말동무나 하면서 걷기로 했다. 그런데 웬걸, 서로의 여행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걷느라 정작 목적지인 다하우 수용소는 '언젠가 나오겠지' 라는 생각에 뒷전으로 밀려버리고 말았다.

약 2달간의 여행 중 약 2 / 3 가량을 마친 그는 하루에 '5유로' 로 생활한다고 했다. 아니, 5유로라도 사용하면 사치라고 했던가? 여행 시작 후 지금까지 평균 3유로 이상을 써 본 날이 없다고 한다. 당시 하루에 30 ~ 40 유로 가량으로 하루 숙박과 식사를 감당하면서도 비명을 질러대던 나와 내 친구는 할 말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스페인의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노부부를 우연히 이탈리아에서 재회했을 때 햄버거라도 사먹으라 하면서 건네 준 돈에 감사하며, 그 돈으로 가장 싼 메뉴를 사먹었다고 한다. 감자튀김은 한 번에 다 먹기가 아까워 싸가지고 다니면서 다음 2 ~ 3끼의 양식으로 일용했다고 하고... 실제로 잠깐 쉬는 동안 점심을 먹는다고 꺼낸 음식이 다 말라비틀어진 감자튀김인 것을 보고 나와 내 친구는 할 말을 잃었고, 그 와중에도 조금 먹겠냐며 한움큼 밖에 되지 않는 감자튀김의 일부를 권하는 그에게 우리는 손사래를 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모습에서 문득 여행 전 읽었던 '26유로' 라는 책의 저자가 생각났다. 그 사람만큼은 아니지만, 실제로 거의 무전여행에 가깝다 시피 여행하는 이를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었기에 그의 여행담은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와 내 친구 나름대로도 사고 싶은 것 자제하고 먹을 것 아끼며 돌아다닌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 하루 예산의 1 / 6 도 채 사용하지 않는 그의 앞에서 우리가 감히 '헝그리 정신'을 논할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수용소를 돌아보고 나오면서 역으로 다시 향하는 길, 인적 드문 주택가에서 자두가 주렁주렁 열려있는 것을 발견했다 - 솔직히 자두인지 체리인지 아직도 확신은 가지 않지만 자두라고 하자. 성민이는 점심과 저녁, 그리고 다음날 아침까지 마련할 수 있겠다며 자두를 따기 시작했고, 나랑 내 친구는 군시절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자두를 따기 시작했다. 달콤하면서 약간의 시큰함이 느껴지던 자두를 한 손으론 따먹고 다른 손으로는 급하게 따는 우리의 모습에 어쩌다 우리와 합류한 또다른 한국 대학생 은애는 계속 웃기만 했다. 


얼마나 땄을까? 지다가던 독일 어린이가 우리를 신기하단 듯이 처다본다 - 하긴 그 애가 처음보았던 동양인들일텐데 그 모습이 비에 흠뻑 젖은 채 미친 듯이 자두를 따며 봉지에 집어넣던 모습이었으니... 나중에 이상한 편견이나 가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정도 자두가 세 자루의 봉투에 두둑해지는 것을 확인하고 우리는 '심봤다!'를 외치며 다시 역으로 향했다. 가장 많이 담긴 두 자루는 성민이에게 '선물'로 넘겨줬다. 

함께 빗속을 걸으며 반나절가량 여행이야기를 나눈 은애와는 역에서 헤어지고 (그래도 은애는 우산이라도 있었지!) 우리는 성민이와 좀 더 일정을 함께 했다 - 솔직히 말하면, 오늘 어디서 잘 거냐는 내 질문에 늦기 전에 레기오날을 타고 공항으로 이동해서 노숙하려 한다는 말을 듣고 우리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열차에서 성민이가 잠시 잠을 든 틈을 타서 친구에게 숙소로 성민이를 '잠입' 시키자고 했다. 어차피 유스호스텔이라 투숙객인지 일일이 확인하지도 않으니, 내 방에 있는 다른 미국인 친구들만 설득하면 문제가 없을 듯 했다 - 하지만 이미 그들과는 그 전 날 이미 서로 여행정보를 교환하며 친분을 쌓아둔 상태라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게 우리 숙소에서 부대껴 잠을 잔 다음 날 아침, 평소와는 다르게 아침을 먹기로 결정을 하고 식당 한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 자리에서 성민이가 양껏 음식을 먹고 싸갈 수 있게 해주는 범죄(?)에 동조했다고나 할까? 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꼭 그렇게 해줘야 할 것 같은 사명감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 이후는 일정이 맞지 않아 서로 헤어졌지만, 그 날 저녁에 돌아와보니 내 침대에 '라면스프'와 '다용도 집게', 그리고 '면세 말보로 레드 1갑' 이 편지와 함께 놓여있었다. 한국가면 꼭 다시 보자는 말과 함께 말이다. 

한국에 도착한 후 성민이를 친구와 함께 보고 오지는 못했지만, 얼마 전 친구는 성민이를 한국서 만난 듯 하다. 내가 연락도 차마 안하고 (못한건데;;) 훌쩍 출국해버려 앙금이 쌓였다나? 그 말에 그저 웃음만 나왔다. 그 친구와 헤어진 이후 그의 근성에 자극을 받아 며칠동안 우리도 그의 헝그리 정신을 따라한 것은 알고나 있을까? 

하루 종일 비가 내릴 듯한 하루를 보내고 난 탓일까? 유난히도 8월 초의 비가 내리던 그 날 다하우의 거리가 생각난다.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40일동안 배낭을 매고 유럽을 돌아다닌 것이 한 두달정도 지나가고 있는데, 벌써부터 옛날 일처럼 기억이 흐릿해져가네요. 여행을 하면서 한권 빼곡히 기록한 일기장을 훓어보아도 '이 때 이랬나?' 란 생각이 드니까요... 그래도 그나마 기록을 해두었다는 사실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 아, 쓸데없이 서론이 길어졌네요!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곳중의 하나가 바로 몽마르뜨입니다 (Montmarte). 이완 맥그리거와 니콜 키드만 주연으로 리메이크된 '물랑 루즈 (Moulin Rouge)' 영화의 배경이 되는 곳이죠. 사끄레 쾨르 (Sacre Coeur Basilica) 라는 말은 Basilica of Sacred Heart, 즉 성스런 가슴 / 마음의 성당... 이란 뜻 비슷하게 되겠습니다 ^^;; 


사진 속 사끄레 쾨르 성당이 유난히도 새하얗게 빛나는 것 같습니다... 날씨도 정말 아름다웠지만, 마침 이 곳을 방문한 시간대에 태양이 적당한 위치에 있었던 것 같네요. 성당으로 올라가는 길에는 경사진 푸른 잔디밭이 있는데, 파리 시민들을 비롯해서 많은 수의 관광객들이 햇살을 쪼이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낸답니다. 


사끄레 쾨르 성당이 위치한 몽마르뜨는 이 성당으로 인해 파리 시내에서 에펠탑과 더불어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공간이랍니다. 또한 이 지역은 예로부터 파리의 대표적인 환락가 지역으로 유명한 곳이죠 - 물랑 루즈를 비롯한 다양한 레벨(?)의 '캉캉쇼'가 펼쳐지는 극장들에서 비롯해 암스테르담의 홍등가에 위치한 비슷한 가게들을 많이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이 곳은 파리의 가장 대표적인 우범지대로 꼽히는 곳이랍니다. 좀 아이러니하죠?


낮에도 역시 위험하긴 마찬가지인데, 위의 사진에서 보시면 중간에 검은 티를 입은 2인조와 옆길에 하얀티를 입은 2인조가 있습니다... 뭐, 물건을 훔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가는 사람에게 잠깐 뭔가 말해줄게 있다며 (혹은 실례한다면서) 잠깐 멈춘 틈을 타서 손에 가죽띠를 채워주거나 무언가 적힌 허접한(?) 종이쪼가리를 쥐어주며 이상한 말들을 한답니다... 그러면 이미 늦은겁니다;;; 준 것(?)을 대가로 돈을 요구하거든요. 완전 억지지만,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당하더군요. 저도 지나가는데 팔목 잡길래 완력으로 뿌리치고 빠른걸음으로 빠져나왔답니다 - 감시 어디서 대한민국 예비역 병장한테 그런 얍삽한 수를...ㅎㅎ


이야기가 잠시 딴 곳으로 빠졌는데요, '배고픈 예술가' 들이 한 때 많았던 이 곳 몽마르뜨의 정상에 세워진 순백의 성당은 정말 아름답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들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하더군요. 성당 내부로 들어가보니 왜 그러한 말들이 나오는지 이해가 갔답니다. 외부보다는 실내가 더 아름다웠지만, 사진을 전혀 못찍게 하는 관계로 (거기다가 감시하는 눈도 너무 많아서;;) 내부 사진을 찍지 못한게 아쉽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가신다면 자연스레 이 곳에 들리게 되실 겁니다 - 높은 곳에 올라가면 눈에 확 띄는 곳 중 하나니까요. 하지만 ~ 웬만하면 야간에 혼자가는 것은 피하시도록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요즘 공부하는 것들이 무조건적으로 '정리'를 잘 해야하고 계획을 짜야하다보니 갑자기 생각나는 곳이 한 군데 있네요. 바로 프랑스 파리시의 라데팡스 지구 (La Defense) 입니다. 


라데팡스는 Arch de Grande, 한국말로는 신개선문이라고 알려진 사각형 모양의 건물과 고층 건물들의 스카이라인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곳입니다. 신개선문은 일직선상에 떨어져 있는 개선문을 그대로 옮겨다가 두면 두 개선문들이 딱 겹친다고 하는데, 과거와 획일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싫어하는 프랑스인들의 정서에 맞춰 개선문으로부터 정확한 일직선이 아닌, 약 6도 가량 옆으로 틀어져서 지어졌답니다. 


이 곳은 1950년대, 즉 세계 2차대전이 끝나고 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계획도시 지구랍니다. 공사를 시작하고 60여년에 가까운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100% 완성을 못보이고 지속적인 디자인 변형과 더 좋은 계획을 수렴해나가면서 만들어지는 중이죠. 


라데팡스 지구에 접근하게 되면 모든 차들이 갑자기 땅에서 꺼지는 듯한 풍경을 보게되는데, 이는 보행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그리고 도시 미관을 위해서 모든 교통수단들이 도시 지구 지하에 위치시켜 그런 것이랍니다. 지상은 공원, 건물, 지하로 가는 입구들 등이 있고 지하에는 층별로 주차장과 버스, 지하철, 그리고 도로가 있답니다. 이런 구조때문에 라데팡스 지구에 처음 자동차를 몰고가시는 여행객들 중에서는 끝없이 이어지는 지하터널만 지나다가 라데팡스 지구는 그냥 지나쳐 본 경험이 있는 분들도 있다고 하더군요. 


역사수업이랑 유기화학수업 중간에 시간이 좀 남아 간단하게나마 못다한 여행기록을 포스팅하는 이유가 있다면, '계획'과 '정리' 의 개념을 떠나 같이 여행한 제 친구와의 이야기가 생각나서 입니다. 

저는 이 곳을 둘러보며 이 웅장함과 현대적 아름다움에 찬사를 늘어놓았는데, 제 친구는 못마땅한 얼굴이더군요. 점심으로 싸 간 샌드위치를 먹으며 물어보니, 도시 자체가 정말 잘 계획되어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너무 인위적이라 거부감이 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사람들이 '계획적'인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아 '생명' 이나 '자연' 에 있어서도 이 도시를 아름답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받아들이면 어쩌나 걱정라고 합니다.

친구의 견해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공학도인 제 입장으로서는 그 친구와 100% 동감할 수 없더군요. 그래서 점심먹다 말고 약 30분간 장황한(?) 토론을 벌였었답니다. 다른 분들에게는 이 '인위적인' 도시가 어떻게 보이는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이런, 수업들어갈 시간이네요. 여기서 줄여야 겠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세요 ~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유럽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던 도시를 친구들에게 맞춰보라고 물어보면, 아무래도 맥주로 행복함을 느낀 뮌헨이나 체코가 아니냐고 대답해주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실제로는 프랑스의 파리 (Paris) 에 가장 오래 머물렀답니다 - 한 주를 모두 파리에서 보냈으니 다른 곳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더군요.

솔직히 유레일 패스도 유효기간이 다 되고 경비도 다 떨어져 여행 도중 유일하게 예약해두었던 파리의 숙소에서 멀리 벗어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만, 그래도 덕분에 얻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파리의 아름다운 야경을 사진에 담을 기회가 많았으니까요.


파리를 대표하는 명물이 바로 센강과 에펠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위에 보이는 Pont Alenxandre III (알렉산더 3세 다리) 가 에펠탑과 더불어 빚어내는 야경은 그저 환상적이라는 말이 나올 뿐입니다.


2000년에 '뉴 밀레니엄'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에펠탑에서 특별한 조명쇼가 준비되었었는데, 그 화려함에 혹한 파리 시민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후로 매 해가 진 후 새벽 1시 이전, 매시 정각부터 5분간 이 조명쇼가 재현이 되고있다고 합니다.


확실히 아름답기는 한데, 전구를 밝히는데 드는 조명들에 들어갈 비용을 생각하면 다리가 후덜덜 거리더군요 ^^;;;;

개선문입니다 - 너무 멀어서 확대만;;;

앵발리드

Pont Alexandre III


이상 간단하게 파리의 야경사진들을 올려봅니다..
유럽 최고의 야경을 가진 도시가 프라하라고 하는데, 저는 주저없이 파리를 꼽아주고 싶습니다 - 단지 '야경'만을 본다면 말이죠.

다음에는 이 곳에 꼭 여자친구의 손을 붙잡고 가보고 싶습니다..^^;;;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유럽에서 가장 평화로운 국가! 라고 하면 떠오르는 곳이 영세중립국 스위스입니다. 정식명칭은 헬베티카 연방이지만 우리에게는 스위스라 알려진 이 국가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고산지대라 할 수 있는 알프스 산맥에 걸쳐져 있는 나라입니다. 지형적인 이점으로 인해 2차 세계대전의 포화를 피해갈 수 있었던 몇 안되는 나라들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여행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던 제 친구와 저는 '기왕 유럽까지 온 거 알프스의 자락은 보고가자'라는 생각으로 (이 당시 술에 취해있었더랬죠;;;) 예정에도 없던 스위스로 향하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곳이 바로 스위스의 Interlaken Ost (동 인터라켄) 역이랍니다. 친구와 저와 정말 운이 좋았었다는 것을 도착하자 마자 알게되었습니다. 당시 근 일주일간 먹구름이 끼고 비가 왔었는데, 거짓말같이 저희가 도착한 날 당시에는 파아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들이 둥실둥실 떠있는 화창한 날이었거든요. 이런 운도 찾아왔는데 알프스를 못알라가보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돈을 조금 들여서라도 알프스에 올라가보기로 했습니다.

인터라켄에서 열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가장 유명한 봉우리는 해발 3454m에 위치한 융프라우요흐 (Jungfraujoch)라고 할 수 있는데요, 최소전망시간과 왕복열차의 시간만 하더라도 6시간 이상이 걸리고, 학생할인을 한다하더라도 한 사람당 130 스위스 프랑 (약 15만원 이상)이 들어갑니다.

어쩔 수 없이 융프라우요흐를 포기하는 대신, 개인당 31 스위스 프랑에 해발 1034m 가량에 위치한 그린델발트 (Grindelwald) 마을 왕복 열차를 끊었답니다.

표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열차를 탔습니다. 차창 너머로 조금씩 알프스의 진풍경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정말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마을들이 나오더군요. 멀리 보이는 알프스 산맥과 더불어 듬성듬성 위치한 마을들이 정말 아름다웠답니다.
 


약 40여분간 기차를 타고 올라가니 일명 '빙하의 마을' 이라고 일컬어지는 그린델발트 마을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해발 1050m 근처에 위치한 마을치고는 규모도 상당히 크고 (하긴 도로가 잘 되어있으니;;), 주변의 자연 경관과 너무나도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마을이었답니다.

하지만 이 곳에 올라와도 알프스의 산들은 멀리만 보이고 정말 알프스에 온 것 같은 기분이 안들더군요. 기왕 올라가는거 끝까지 올라가보기로 하고 개인당 15 스위스 프랑씩 더 지불하고 해발 2160m 가량에 위치한 피르스트 (First) 봉우리를 올라가보기로 했답니다. 참고로 이 가격은 '편도' 가격입니다. 재정상황이 여의치가 않더군요 - 내려올 땐... 뭐 어떻게된 되겠지란 생각이었습니다 =_=;;;

프트를 타고 눈 아래 펼쳐지는 그린델발트 마을과 바로 옆으로 보이는 만년설이 뒤덮인 알프스의 봉우리들이 정말 멋졌습니다.

이 때 리프트 안에서 저희가 리프트를 타고 오르는 길을 걸어서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 때 저희는 '저 건 미친짓이야' 라고 생각을 했답니다. 모든 물자를 등에 멘 채 편도행 티켓을 가지고 있는 저희의 상황은 잠시 잊고 말이죠;;; 아무튼 피르스트 봉우리까지 약 20여분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피르스트 봉우리를 사람들이 오르는 주된 이유는, 이 곳에서 약 1,200m 아래 지점의 마을까지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는 시설이 있고, 약 1시간을 걸어 100m 가량을 하이킹해서 올라가면 만년설이 녹아흐르던 물들이 고여 만든 Bachalpsee 라는 호수가 있기 때문이랍니다. 저희도 기왕 올라온 김에 호수까지 걸어가보기로 했답니다. 문제가 있다면, 저희 모두 반바지 차림이었고, 게다가 저는 산을 탈 것이란 생각을 안했기 때문에 이번 여행에 양말도 없이 스포츠 샌달 한 켤레만 가지고 왔단 것이었죠 =_=...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 한 번 씩은 쳐다보고 지나가더군요;;


속보로 약 30여분 정도 걸었을까요? 멀리서 웬지모르게 봉우리가 둥그렇게 모여있는 것이 호수가 있는 곳 같았답니다. 안그래도 갑자기 고산지대로 올라와서 그런지 머리가 어질어질하던데, 거의 다 와간다는 생각에 몸의 이상징후가 싹 없어지더군요.


그리고 마침내 도착했습니다 ~ Bachalpsee에! 물색깔이 처음엔 그다지 맑지가 않아서 좀 실망하고 있었는데, 잠시 후 구름이 조금 갠 사이에 약간의 햇빛이 들어오자 호수 전체가 에메랄드 빛으로 반짝반짝 빛나더군요! 이 곳에서 반대편으로 돌아보면 더 아름다운 장면이 보인답니다.


날씨가 정말 좋은 날에는 하늘 위의 구름 정도가 아니라 건너편의 산들마저 마치 거울 속에 비치는 것처럼 에메랄드 빛의 호수 위에 투영된다고 하는데, 먹구름과 뭉게구름이 계속 바로 머리위를 지나가는 바람에 그 장관은 볼 수가 없더군요.

누군가로부터 알프스에 올라 환상적인 경관을 본다는 것은 하늘의 운도 따라줘야한다고 하는데, 그 말을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좀 더 시간을 투자하며 산들이 호수에 투영된 모습을 꼭 싶었으나, 자칫하다간 알프스 산맥에서 침낭을 깔고 자야할 것 같아서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답니다.

대신 바로 근처의 만년설이 녹아 흐르는 물에서 시원하게 발을 담궜는데, 저 때 느낀 시원함이 아직 제 발에 남아있는 샌달 자국을 볼 때마다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친구와 같이 하이킹용 지도를 보며 어느 코스로 내려갈까 고민을 하다가, 길을 잘못 들어 전혀 생각지도 못한 코스로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툴툴거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조용해질 수밖에 없었답니다. 아니, 말을 하고 싶어도 자칫하다 미끄러지면 죽는다는 생각에 온 신경이 발로만 향하더군요.


저희가 길을 잘못들어 택한 코스는 Gelber-Brunnen-Weg (Yellow Spring Trail) 이라는 이름의 길이었는데, 빙하가 깎아내린 암벽가의 돌들을 S자 형태로 돌며 내려오는 코스더군요. 1918m 지점에 위치한 Bachlager 라는 작은 마을까지 약 200m 가량 저런 길을 돌면서 따라 내려오는데, 중간중간 물이 약하게 흐르는 구간이 있어 물이끼가 끼어있는 부분도 있었답니다. 약 1시간 정도를 발 끝에 힘주고 긴장하며 내려왔습니다.

Bachlager 마을은 해발 2,000m가 넘는 이 곳에서 소들을 방목하며 사는 3~5가구 정도가 모여서 사는 마을이었는데, 평화로운 이 곳에서 조용히 풀 뜯고 물마시며 사는 소들과 그들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이 참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여행 사진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입니다


마음 같아선 주인장 할아버지께 이 곳에서 하룻밤 묶고 갈 수 있겠냐고 묻고 싶었지만, 유일하게 선약이 잡혀져 있던 일정이 이틀 뒤에 있었기 때문에 시간을 지체할 수가 없게되더군요. 소의 목에 달려 딸랑거리던 소리가 산에 울려퍼지며 저희의 발걸음을 잡는데, 정말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아쉬운 곳 중의 하나였습니다.

피르스트 봉우리에서 그린델발트까지 약 1,200m 가량을 내려오는데 소비된 시간이 총 4시간 30여분 가량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 300m 가량을 남겨두곤 젖은 양말을 신고 있던 제 친구와 샌달을 신고 있던 저 모두 발에 물집이 난 것 같아 (예비역의 자존심에 금이가더군요) 경사길을 지그재그로 돌아가며 내려가서 그런지 시간이 예상한 것보다 조금 더 걸린 것 같더군요. 이 날 밤 인터라켄에서 약 1시간 거리인 베른 중앙역에서 노숙을 했는데, 자는 동안 다리에 경련마저 왔습니다 -_-;;; 갑자기 집에 있던 제 군화가 꿈 속에서 아른거리기도하고...^^;;;

조금은(?) 힘들었지만 대자연의 품에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곳, 알프스의 피르스트 봉우리 - 다음에 이 곳을 찾을 때는 제대로 된 신발을 가지고 여유롭게 이 곳을 즐겨보고 싶습니다 ^^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럽대외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독일의 축제들 중 하나가 바로 옥토버 페스트 (Oktoberfest) 입니다. 뮌헨 (Munich) 지역에서 특히 유명한 이 축제는 독일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관광객들을 불러모으는 맥주 축제인데요, 밤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사람들이 내뿜는 취기에 멀쩡한 사람도 취한다고 하더군요 ^^;;; 제가 직접 이 옥토버 페스트를 경험할 수는 없었지만, 뮌헨을 방문하며 다른 좋은 사실을 배우고 왔습니다 - 뮌헨의 그 유명한 호프브로이하우스 (Hofbräuhaus) 보다 더 유명한 곳이 있다는 사실을요.

음... 이 말에 분명 동의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지역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사실인 듯 싶습니다. 호프브로이하우스는 관광객들에게 유명하지만 지역주민들은 그다지 찾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이유는 맥주가 '맛'이 없기 때문이랍니다. 호기심이 동한 제 친구와 저는 직접 찾아가 비교해 보기로 했답니다. 먼저 호프브로이하우스입니다.


밖에서 봐도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펍이 바로 이 곳, 뮌헨의 호프브로이하우스입니다. 한 번에 3,000 여명이 앉아서 술을 마시며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운 이 곳을 대표하는 단어는 '시끌벅적함'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희가 이 곳을 찾은 시간이 밤 11시가 다 되어서인데도, 주문을 하는데만 약 30분 이상 걸리더군요. 그래도 기다리는 동안 심심하지는 않았답니다 - 전통복장을 입은 소녀들(?)이 돌아다니며 프레첼 (매듭모양의 독일 전통빵) 을 팔고 악사들이 흥겹게 연주를 해주니까요. 주변 분위기에 혹하다 보면 그냥 기분 좋게 취할 수 있는 분위기랍니다.


맥주를 마시는데 유독 저희의 눈길을 끄는 손님들이 있었습니다. 노년의 신사분들(?)이었는데, 이 곳에 오기위해 너무 철저히 준비를 해왔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답니다. 자신의 상체만한 크기의 팻말을 준비해오셨는데, 작은 종들까지 달려있어 움직일때마다 딸랑거리는 소리가 나더군요. 펫말에는 대략 '여기 주문 좀 받아달라' 라는 말들을 재미있게 써놓았답니다. 제가 웨이터라 할지라도 모자와 상의 모두 파란색으로 맞춰입고 오신 저 분들에게 먼저 눈이 갈 것 같더군요 ^^;;;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특징인 호프브로이하우스에서 맥주는 1L 잔을 기준으로 약 5~6유로 가량하며 소세지를 포함한 다양한 안주가 준비되어 있지만, 밤 11시가 넘어서 가면 폐점 시간이 가까워지는 관계로 제한된 메뉴로만 주문할 수 있답니다. 다양한 메뉴를 맛보고 싶다면 저녁 일찍부터 가서 주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은~ 개인적으로 유럽의 펍들중에서 '맥주'의 맛으로 가장 즐거운 경험을 한 아우구스티너 브로이의 아우구스티너 켈러 (Augustiner Keller) 입니다. 관광객들에게 그다지 잘 알려져있지 않은 이 곳은, 뮌헨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펍 중의 하나랍니다. 이 곳을 찾아갈 때 시내 중심가에서 반대방향으로 가야하는데, 길을 가면서 계속 제 친구와 제가 잘못 찾아가는 것은 아닌가하는 약간의 의구심이 들기도 했답니다.

간판부터가 화려한 호프브로이하우스와는 다르게, 아우구스티너 켈러는 정원과 같은 마당에 울창하게 자란 나무들에 건물이 가려져있고, 간판 자체도 그다지 크게 되어있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잘못하다간 길을 잘못 들어설 위험도 있습니다.

입구를 통해 조금 걷다보면 정원을 지나 건물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곳은 실내에 약 1,000여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고 실외의 정원에도 손님들을 받을 수 있는 테이블들이 있답니다. 제가 갔던 날은 비가 내리는 날이라서 야외는 운영을 하지 않는 것 같더군요.





호프브로이하우스보다 아담하게 느껴지는 내부는 떠들썩하기는 하지만 호프브로이하우스만큼은 아니랍니다 - 적어도 자
신의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과 소리를 지르면서(?) 대화를 할 필요는 없더라구요. 예약된 테이블이 너무 많아서 뒷쪽의 한적한 테이블에 가서 자리를 잡았는데, 커튼이 쳐진 무대가 있는 것이 아무래도 이 곳에서는 손님들을 위해 공연을 하는 날도 있나봅니다. 불행히도 제가 이 곳에 머문 3시간 동안은 볼 수가 없었지만 말이죠.


가장 먼저 주문했던 Augustiner Edelstoff (아우구스티너 에델슈토프) 라는 맥주입니다 - 탄산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끝맛이 약간 달달하다고 느껴지는, 너무 텁텁하지도 않은 것이 목으로 넘길 때 손에 느껴지는 잔의 온도보다 시원한 맛을 선사하더군요 ㅎㅎ (써놓고도 무슨말인지;;;) 위의 잔이 500ml 조금 넘는 잔인데, 정확히 두 모금으로 비워버렸답니다 - 너무 맛있어서 말이죠;;


모듬소세지 안주가 나올 때 시킨 맥주는 Wise Bier (바이스 비어 - 밀맥주) 입니다. 밀맥주는 여름에 최고의 맛이 난다고 알려진 독일 맥주인데, 이건 어떻게 맛의 표현을 못하겠군요... 일지에 그저 '최고다... 정말 최고다...' 라고 밖에 적혀있네요 =_=;;; 다양한 식감을 자랑하는 소세지들과 독일 전통 요리중 하나인 Sauerkraft (자우어크라프트 - 양배추절임 요리) 와 함께 곁들여먹는 맥주의 맛은 단연 일품이었습니다.

결국 마시다가 1파인트 맥주잔(약 510mL) 으로 마시는 것이 너무 감질나서 1L 짜리 잔에다 시켜마시기 시작했답니다 - 옆 사진에 있는 맥주는 흑맥주인데, 맛에 너무 열중해서 일지를 쓰다 말았던 것 같습니다. 제대로 된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것을 보면 말이죠;;;

점원의 말에 따르면, 이 곳 지하에 아우구스티너 브로이의 지하 보관소가 있는데, 흑맥주의 경우는 그 곳에서 바로 떠오는 맥주라고 합니다.

1L 크기의 잔은 잔 자체가 너무 무거워서 한손으로 오래 들고 있지 못한답니다 - 제 얼굴이 상당히 큰 편인데 (전투모 사이즈 59;;;) 잔이 제 얼굴보다 큰 것을 보면 어느정도 무게를 유추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친구랑 저 잔에 흠집을 내보자는 생각으로(?!) 있는 일말의 괴성을 외치며 "짱!" 소리가 나게 건배를 했건만, 잔은 말짱하고 오히려 제 팔에 통증이 오더군요... -_-;;; 그 후로 그냥 맥주만 마셨답니다.

맥주 자체의 맛만을 비교하자면, 제 친구와 저는 호프브로이하우스보다는 아우구스티너 브로이의 손을 들어주고 싶군요.  암스테르담에서 마셨던 'Extra Cold Heineken', 그리고 체코 플쩬 양조장의 지하에서 맛보았던 전통 'Pilsner Urquell' 과 견줄만한 맛이었습니다. 아우구스티너 브로이는 나중에 다시 찾았는데, 독일 전통의 족발 요리인 슈바인학세 (Schweinhaxe) 와 함께 마시는 아우구스티너 맥주는 아직도 입 속에 침이 고이게 만듭답니다 ^^;;

이 이후로 인연이 닿는 여행객들에게 추천을 해주기를, 뮌헨에서 즐거운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면 호프브로이하우스를 가지만, 맛있는 맥주를 원한다면 지역주민들이 찾는 아우구스티너 브로이를 찾아가라고 말을 전해주었습니다. 혹시라도 독일의 옥토버페스트 기간에 뮌헨을 찾으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호프브로이하우스만 찾지 말고 아우구스티너 및 지역 주민들이 자주 가는 다른 브로이하우스들을 찾아가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이번 여행은 친구와 함께한 유럽 맥주 맛보기 여행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좋은 맥주를 마시기 위해서 한두끼 굶는 것은 예사고 여행도중 노숙까지 불사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돌아다니면서 처음 보는 맥주다 싶으면 다 마셔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요. 이번에 이야기하고자 하는 맥주는 '황제의 맥주'라는 이름을 가진 Pilsner Urquell 입니다.


필스너 우르켈이라하면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맥주인데요,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서쪽으로 열차를 타고 약 3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Plzen (플쩬) 이라는 도시에서 유래한 맥주랍니다. 체코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 중의 하나이며, 같이 생산하는 Gambrinus (감브리누스)라는 흑맥주 또한 그 맛이 일품입니다.

이 도시는 맥주로 특히나 유명한데요, 1842년 전까지는 도시에 주거하던 150여개의 양조업체들이 각자 다른 맥주를 만들다가, 최고의 맥주를 만들겠다는 합의하에 시설과 자본을 통합, 발전하게 된 곳이 바로 이 곳 플쩬의 양조장입니다.

플쩬의 중앙역에서 내려 시내 중심가로 나가면 Pilsner Urquell Visitor Center 라는 표지판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방문자 센터의 입구는 1992년에 창사 150주년을 기념해 세운 아치형의 대문이 있답니다.

입장료는 학생할인을 받으면 80 체코 코루나 (1코루나가 약 60원 가량입니다)로 저렴한 편인데, 내부 시설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 면허를 사야한다고 하더군요 =_=... 포기할 수 없어 100 체코 코루나를 지불하고 사진면허까지 구매했답니다. 프라하의 성도 그렇고 참 사진 찍는 권리가지고 장사 참 잘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80 코루나를 지불하고 받게 된 영어로 진행되는 투어를 받게되었는데, 영어가 유일한 선택이었답니다. 이 곳까지 찾아오는 동양인은 없어서인지 아시아권의 언어로 투어를 해주지는 않더군요. 투어는 양조장에서 생산된 술을 케그나 병, 혹은 캔에 옮겨닮는 신식 자동화 시설을 관람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솔직히 유럽의 다른 유명 양조장들(더블린 기네스 양조장 / 암스테르담 하이네켄 양조장)을 이미 다녀와서 그런지 신식시설에는 큰 관심이 안가더군요 - 군 시절 간 적이 있는 하이트 공장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구요.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제 친구와 저의 관심은 투어의 마지막에 맛볼 수 있는 가장 신선한 필스너 우르켈 생맥주였답니다.


투어가 끝나갈때 쯤 해서 이제 제 친구와 저는 기대치가 바짝 올라가고 있는데, 갑자기 투어를 진행해주시던 아리따우신 가이드분께서 후드티를 입습니다. '온도가 35도 가까이 육박하는 날씨에 웬 후드티지?' 라는 의문을 품고 있는데, 우리를 지하의 어떤 으슥한(?) 공간으로 인도하더군요. 바로 1839년부터 삽과 곡갱이를 들고 착공하여 지하 21m 깊이에 건설한 갱도였답니다. 전체 길이가 약 9km나 되는 cellar (땅굴) 였습는데, 얘네가 무슨 북한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답니다 ^^;;;

19세기 초반에는 현재와 같은 냉장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여름에 시원한 공간에서 맥주를 보관하며 효모를 생성시키기 위해서는 이런 공간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필요에 의해서 대규모로 지어진 얼음저장고 및 맥주저장고인 셈이지요.

이 곳을 둘러보며 그저 "우와~"하는 탄성밖에 나오지 않았답니다.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냉방시설없이 낮은 온도가 유지되더군요. 조금 걷다보니 입에서 김이 나오며 안경에 살짝 서리가 끼는 일이 발생해서 약간 난감하기도 했답니다 ^^;;;

그리고 고대하고 고대하던! 맥주를 시음하는 순간이 왔는데요, 정말 특별한 것은 이 곳을 방문하는 방문자들을 위해서 Pilsner Urquell 의 마스터 브류어가 이 지하에서 오크통에 전통방식으로 맥주를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 보이는 오크통들이 다 방문자들을 위해서 특별히 제작되는 맥주들이랍니다. 제품이 양조장에서 나가기 위해선 오랜 시간동안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Pasteurization (저온살균) 을 거치게되는데, 이 곳에서 마시는 맥주는 저온살균 처리를 하지 않은 유일한 맥주인 셈이죠. 다른 양조장들에서는 찾을 수 없는, 이 곳만의 특별함이었다고나 할까요?


갓 오크통에서 나와 처음으로 세상공기를 접하는 맥주입니다 - 라거 타입의 맥주인데도 아주 선명한 황금빛은 나지 않는데, 바에서 마시는 맥주보다 신선하고 목넘김또한 아주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시원합니다! 냉장보관된 맥주가 아닌, 지하 21m 깊이의 전통보관시설에서 보관된 맥주가 이렇게 시원할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이나 놀랐답니다.

맥주의 맛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나 이거마셔보려고 동양에서 찾아왔어' 라고 말해보려는데, 가이드가 쓱 피해버리더군요;;; 시음하고 다 안마신 사람들이 남긴 맥주를 우리가 남아서 쓰레기통에 버려주는 척 하며 친구랑 저랑 각자의 컵에 부었답니다 - 다행히 다른 사람들은 못보았고 (봤으면 기겁을 했겠죠) 저희 스스로도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하는 자괴감도 들었지만, 너무 맛있었던 탓에 그냥 자기합리화를... =_=;;; 지금도 후회는 없습니다! ㅎㅎ

투어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양조장서 운영하는 야외 식당에 들러 맥주를 마셨는데, 제 친구는 필스너 우르켈을, 저는 우르켈과 감브리누스의 혼합 맥주를 시켰답니다. 소세지랑 같이 먹는데, 정말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더군요. 맛도 맛이지만, 프라하의 절반 수준밖에 안하는 물가도 저희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던군요 - 프라하의 물가가 다른 체코 도시들에 비해서 비싸다는 말을 실감했답니다.

중앙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필스너 우르켈 양조장! 체코 맥주를 즐기기엔 최고의 장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국내에서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으로 잘 알려진, 그리고 냉전시절 공산주의 체제의 억압에 대항해 일어난 "프라하의 봄"으로 전세계에 유명한 체코의 프라하. Vltava (블타바) 강이 유유히 흐르고 언덕위에서 강을 끼고 발달한 도시를 내려다보이는 프라하성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곳입니다. 이 도시를 여행할 당시 파아란 하늘 아래 도시 자체가 빚어내는 아름다움이 너무 눈이 부셨는데, 이 곳의 야경 또한 일품이더군요. 

프라하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라 할 수 있는 카를 다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성 자체의 아름다움보다는, 성 내에 자리잡은 St. Vitus 성당이 있음으로 해서 이 곳이 아름다워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프라하성의 St. Vitus 성당을 좀 더 확대해서 잡아보았습니다. 성당이 없으면 확실히 무언가 밋밋해 보일 것 같다는 생각에 확신이 들더군요. 그래도 확실히 아름답긴 하네요.

성 쪽으로 올라가던 도중, 지금은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기록에도 안남긴 제가 바보죠 =_=) 성당 앞에 있던 기념비/분수대. 상징을 보아서는 St. Vitus와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지금에와서 사진을 볼 수록 아쉬울 따름입니다. 

프라하에서 가장 아름다운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이라는 로레타 성당입니다. 로레타 성당에는 6,000개의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제단이 있다고 하는데, 제 친구와 제가 프라하에서 일정을 잡았던 월요일은 정기휴관이라 못들어갔답니다... ㅜ_ㅠ

성의 정문을 바라보는 공화국 초대 대통령의 동상

프라하성은 왕정이 끝난 이후에는 대통령의 궁으로도 쓰이고 있답니다. St. Vitus 성당을 자신의 안뜰에 두고 있는 대통령이라... 좀 과하게 화려하단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 대통령궁의 정문을 바라보는 초대 대통령의 동상입니다. 

프라하성의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돌아나오면 보이는 계단입니다. 이 곳에서 프라하 시가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데, 연인들끼리 자주 오는 코스같아 보이더군요... 사진 찍는 당시만 하더라도 자정 가까이 되었었는데 네 쌍의 커플들이 시가지를 내려다보며 사랑을 속삭이더라는...

주광색의 조명으로 비추어지는 거리와 흰 조명으로 빛나는 프라하성 - 나름 운치가 있더군요... 거리에서 저 혼자라 조금(?) 위축되기도 했었지만...ㅎ

사진의 순서가 하나 잘못올라왔네요 - 프라하성 정문 오른편에서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곳입니다. 화려한 조명의 시내지만, 이 곳에서 이렇게 보니 야경 자체는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서울이 더 멋질 수도 있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정이 넘어서도 운영을 하던 프라하의 트램. 광장은 텅 비다 시피 하였지만, 거리를 밝히는 조명은 여전히 밝답니다. 

멀리서 바라본 카를 다리 - 다리 자체의 조명은 한국보다 아름답지 않더군요. 오히려 가까이서 바라본 다리가 더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카를다리 옆에 자리잡고 있는 카를 4세의 동상입니다. 체코 역사 상 가장 뛰어났던 성군으로 남아있는 군주입니다. 낯에 프라하성을 돌아보면서 이 분이 후대의 군주들에게 남긴 말이 인상적이어서 적어봅니다.
To whomever will rule after me, remember that I ruled before you and that I am turned to dust... What good are nobility or material abundance if they are not supplemented with a clear conscience and righteous faith (나를 이어 이 곳을 통치할 누군가여 내가 그대에 앞서 이 곳을 통치했음과 나는 먼지로 돌아감을 기억하라... 고귀함과 물질적 풍요는 명확한 도덕적 의식과 올바른 신앙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이 곳은 프라하 구시가지의 광장입니다 - 수많은 음식점들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천문시계나 틴 성당같은 중요한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공산주의 정권의 억압에 맞서 일어선 '프라하의 봄' 사건은 이 곳 바츨라프 광장에서 시작되었답니다. 중앙에 보이는 국립박물관의 앞에는 말을 타고 있는 바츨라프 국왕의 동상이 있고, 그 곳에는 당시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경을 자라하는 도시가 프라하라고 합니다. 확실히 이 곳의 야경이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지만, 전 이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 '남산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만큼 화려하지는 않다'라는 생각을 말이죠.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 어떻게 보면 우리 대한민국에도 정말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도시가 될 수 있는 곳들이 많은데 말이죠... 어떻게 보면 아쉬움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이상 프라하의 야경이었습니다~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독일의 Saxon (작센) 지방의 주도인 드레스덴에서 머무르면서 계획에도 없던 곳을 한군데 들렸는데요, 바로 Saxon Switzerland National Park 라는 곳입니다. 드레스덴에서 숙소를 구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안내지도에 나와있던 곳이었는데, 같이 있던 사진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드레스덴 중앙역(Dresden Hbf.) 에서 광역 철도인 S-Bahn 을 타고 약 30~40여분 가량 달리면 나오는 Kurort Rathen 이라는 역에서 내리면 Elbe (엘베) 강을 따라 늘어선 산줄기와 역 주변에 아기자기하게 들어선 마을이 보인답니다. 마을의 규모가 작아서인지, 역 자체도 간이역 같답니다. 

아무리 친환경적인 것을 강조하는 유럽이라하더라도 인공적인 느낌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는 법입니다. 하지만 역에서 나와 아기자기한 마을을 지나는데 가슴이 확 뚤리는 느낌이더군요. 공기가 그동안 방문했던 어떤 곳보다 맑다고 해야할까요? 마치 우리나라의 산에 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국립공원지역으로 들어가려면 강을 건너야하는데, 문제는 다리가 없습니다 =_=... 가고 싶다면 배를타고 들어가야하는데, 같은 날 나오는 조건으로 왕복 1.3 유로의 요금이 들더군요. 비싼 요금은 아니지만, 웬지 기분이 조금 찝찝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계곡을 타고 들어선 작은 마을에는 방문자들이 많이 눈에 띄이는데, 동양인 관광객들은 저와 제 친구, 그리고 일본인 세 분 밖에 없더군요 - 이 순간까지는 우리가 날씨도 좋지 않은데 그저 그런 곳을 찾아온 것인가 싶어 약간 걱정도 되었답니다. 

산을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그 날 오전 내내 비가와서 그런지 길을 따라 풀내음이 가득하더군요. 친구랑 저랑 풍부한 음이온의 기(?)를 느끼면서 천천히 산을 올라갔답니다. 서로 올라가면서 각자의 부대에서 겪었던 산악행군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요. 역시자들끼리 여행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나오는 이야기가 군대이야기인가 봅니다;;;

올라가다보니 산책로가 갈라지는 길에서 목을 풀며 성악 연습을 하시는 독일인 아저씨 한 분이 계셨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을 청중삼아 연습에 심취해 계시더군요. 한 번 말이라도 걸어보고 싶었는데, 대자연의 기를 받으시며 연습하는데 열심이셔서 멀리서 사진만 찍었답니다 ^^;;

천천히 숲의 경관을 즐기면서 올라가다보니 300m 가량을 순식간에 올라가더군요. 무언가 사람들이 큰 돌 밑쪽에서 서로 놀랐다는 듯이 말을 하면서 나오길래 무언가 하고 가서 가보았더니~


이런 광경이 펼쳐지더군요. 엘베강을 끼고 아담하게 자리잡은 Kurort Rathen 마을과, 푸른 초원과 조화를 이루는 붉은 지붕들 - 날씨만 좋았더라면 더 아름답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이 전망대(?)에서 벚어나기 전에 마을에서 열차가 떠나는 모습을 한 번 클로즈업해봤는데, 아직은 역시 수련이 많이 부족하단 느낌이 강하게 들더군요.


전망대와 같은 역할을 하던 큰 바위의 뒷터에서 벚어나 조금 더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또 사람들이 "오오~" 하면서 나오길래 냉큼 가보았습니다. 이 곳에서는 멀리서부터 흘러오는 엘베강과 멀리 떨어져있는 마을이 보이고, 마치 칼로 깔끔하게 베인 한 모의 두부(?)를 연상시키는 바위가 보이더군요;;; 아무튼 멋진 광경이었답니다! 

이 사진을 찍고 난 순간부터 조금씩 날씨가 다시 어두워지는게 무언가 불안해지기 시작했지만, 거의 다 올라온 것 끝까지 올라가보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곳의 정상 근처에는, 저를 이 곳으로 불러들인 사진의 정체인 Bestei Bridge (바슈테이 다리) 가 위치하고 있으니까요. 날씨가 계속해서 흐려지는게 눈에 보였지만 기왕 300고지까지 올라온 것 끝까지 가보기로 했답니다. 다행히도 조금 더 가다보니 거친 암벽들 사이를 연결하는 인공의 암벽 다리가 보였습니다.


아... 정말 이 절벽 사이에 어떻게 이런 다리를 놓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과거 이 곳이 엘베강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위치에 놓여있는 요새들이 있던 곳이었고, 무역이 무척이나 활발했던 곳이니 이렇게 다리가 놓여져 있는 것도 이해가 갔답니다. 


바로 저 포인트! 저 곳에서 석양을 받는 석조 다리의 황홀한 모습에 반해서 예정에도 없던 이 곳까지 달려왔던 것입니다. 석양이 비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그래도 약간 비가 온 후 산안개가 올라오는 우중충한 날씨에 회색의 암석들과 다리가 상당히 멋지게 보였답니다. 

저 다리 옆에는 휴게소 같은 곳이 있는데, 저희가 올라온 Kurort Rathen 마을 이전 마을에서는 차를 끌고 올 수도 있게되어있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이 곳에서 날씨도 좋지 않은데 결혼식을 올리던 독일인 부부도 볼 수 있었고, 정장을 입은 하객들도 상당수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들보다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던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저 암벽에서 클라이밍을 즐기는 이들이었습니다 =_=; 이 사람들 아무리 벽을 오르는게 좋다고 해도 그렇지...! 잘못하다 떨어지면 어떻게 할려고..;;;;;

이 국립공원의 정식 명칭인 Saxon Switzerland National Park 라는 이름은 이 곳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암석의 이름에서 나왔는데, Elbe Sandstone Mountains 가 정식명칭이지만 Saxon Switzerland 라 부르기도 하는데서 유래된 것이랍니다. 약 710 평방 킬로미터에 이르는 이 거대한 국립공원은 수많은 지역이 사람들에 의해 주거지로도 사용되고 또한 경작도 이루어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에 가까운 모습을 유지하며 있답니다. 우리나라의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국립공원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이지요. 하지만 산 자체는 우리 대한민국이 훨씬 이쁘다고 생각합니다.  

드레스덴에서 왕복 1시간이면 찾을 수 있는 이 곳은, 작센 지방의 숨겨진 보물과도 같은 곳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날씨만 좋았더라면 엘베강에서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도 있었을텐데... 지금 생각해도 약간의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에 이 곳을 방문할 기회가 또 생긴다면 그 때는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겠지요 ^^ 이상 독일 작센 국립공원 방문기였습니다~

P.S. 아무 것도 못먹고 시작한 하루, 독일 특유의 명품 소세지 바게뜨로 든든하게 채웠더니 300m 별거 아니더군요~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유럽을 여행하며 좋아하지 않았던 도시가 없지만, 그래도 그 중 가장 다양한 경험을 한 곳을 꼽으라면 저는 독일의 드레스덴을 꼽겠습니다. 드레스덴이란 이름이 생소한 도시일 수도 있겠는데요, 통일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약 3시간 정도 남쪽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유명한 것이 있다면, Volkswagen(폭스바겐)사의 수제 자동차 Paeton 을 제작하는 공장과 도심에 몰려있는 아름다운 구 시가지입니다 - 이 곳은 독일 Saxony(작센) 지방의 수도이기도 하고요. 혹시 Kurt Vonnegut의 "Slaughter House 5"(커트 보네것, 제5번 도살장)을 읽어보셨다면, 주인공의 기억의 배경이 되는 도시가 이 곳이라는 것을 알고 계시는 분도 있으시겠네요. 전 이 곳을 방문한 이유가 그 책에서 이 곳에 대해 배우고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거든요 ^^;;


드레스덴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융단폭격으로 인하여 도시 전체가 완파되었다시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파괴된 건물들이 매우 훌륭하게 복구되어 현대건축물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철저한 고증에 의해서 살릴 것은 살리고 대체할 것은 대체한 좋은 예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도 최근에는 옛 건물들을 고증에 의해서 하나 둘 복구하고 있는데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 곳처럼 확실히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도시가 가지는 또 다른 매력중의 하나는, 문화 및 예술에 대한 관심이 크고 그 자체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작센 주도의 궁전 옆에는 연극가와 배우들을 위한 전당이 서 있으며, 도심 중앙에 있는 교회들 옆에는 이들을 위한 학교(Academy)가 서 있답니다. 이 도시의 문화 예술 사랑은 옛 시절부터 내려져 오는 전통과도 같은 것인가 봅니다. 


여름기간에는 음악회가 활발히 열리는데, 궁전의 야외 테라스에서 매일같이 18:30 부터 무료 연주회가 열리며, 

제가 이 곳을 방문했던 7월 중순에는 도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Elbe(엘베) 강변에 큰 야외 공연장을 세워둔 후 다양한 장르의 콘서트를 열고 있더군요. 저도 밤에 야경사진 찍으러 다니면서 보았지만, 참 대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드레스덴이 마음에 들었던 또다른 이유는, 이 곳의 사람들이 다른 도시들에 비해 참 친절했기 때문입니다. 일단 작센 궁전 근처에서는 전통 복장을 입은 아가씨들이(!!!) 이 곳의 안내를 해 주고요, 관광안내소도 다른 어떤 도시에 비해 현대화가 잘 되어있고 각종 공연의 티켓의 구매나 다른 주변 지역으로의 연결 열차 편 등 다양한 정보를 확실하게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 그러고보니 중요한 사실 한가지를 잊었는데요 - 바로 종교 개혁의 불을 붙인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루터가 이 곳 드레스덴과 크게 관련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작센 지방이 독일에서 첫 번째로 루터를 공식적으로 지지하며 그의 활동에 많은 도움을 준 곳이랍니다. 제가 미술사나 종교사에는 큰 조예가 없어 그 이상은 알지 못하지만, 시내 중심부 광장에 루터의 동상이 당당하게 세워져있는 것을 보면, 그가 이 도시에 가지는 의미가 상당한 것 같습니다.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드레스덴이 유명한 이유가 한가지 더 있습니다. 각종 문화 예술 공연들로 도시가 가득 차 있는 것 이외에, 이 곳에 Beer Garten(비어가르텐 = 야외 맥주 가든)이 많고 또한 사람들이 항상 가득하단 것입니다.

 비어가르텐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테이블에 테이블보가 깔려있다면 그 곳을 운영하는 가게에서 주류나 안주를 사야하는 곳이고요, 만약 그냥 테이블만 있다면 아무데서나 안주나 맥주를 사들고 앉아서 친구들 또는 주변 사람들과 흥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답니다. 제 친구와 저는 나중에 뮌헨가면 더 즐겁게 즐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 쪽이 오히려 비어가르텐 문화는 더 잘 발달되어 있더군요.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마지막으로 드레스덴의 아름다운 야경사진 몇 장 올리고 방문기 마치겠습니다. 베를린과 그 근처를 방문하신다면, 시간을 투자해서 꼭 드레스덴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많은 외국인 친구들이 저에게 했던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되었거든요 ^^ 
You will find what LIFE is all about in Dresden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맥주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천국이라 할 수 있는 유럽!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정말 친숙한 브랜드가 하나 있다면 녹색 바탕에 흰색 원, 검은 글씨와 중앙의 붉은 별이 너무나도 이쁘게(?) 조화를 이루는 하이네켄(Heineken)맥주가 있는데요~ 이 맥주는 바로 네덜란드산 맥주입니다! 이 맥주가 전세계로 수출되는 기반을 마련한 곳이 바로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이고요.

암스테르담에서 시내에서 남쪽 방향으로 쭈욱 내려오다보면 나오는 이 하이네켄 양조장은 Stadhouderskade 78번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월 14일, 4월 30일, 12월 25&26일을 제외하고선 11시부터 19시까지 전세계의 관광객을 불러모으죠. 입장가는 어른 기준으로 1인당 15유로인데, 아일랜드 더블린의 Guinness 양조장과 비교해보았을때 비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맥주광에게는 반드시 들려야 하는 장소이기에 비싼 입장료 생각하지 않고 그냥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양조장 투어를 마칠 즈음해서는 이 곳에서 갓 생산된 가장 신성한 하이네켄 맥주를 맛볼 수 있기도 하고요^^;;;

하이네켄에 양조장을 관람하며

알게된 사실이지만, Heineken가문의 이름을 딴 이 맥주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역사더군요 - 맥주 브랜드의 역사는 100여년이 넘었지만, 국제적인 인기를 가지게 된 것은 50여년이 안되었다고 하니 말이죠.  

이 하이네켄 맥주를 유명하 만들기 위해서 한 일이 병의 규격을 획일화 시키고 디자인을 눈에 띄게 만든 것이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전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하이네켄 병맥주는 녹색병이며, 규격역시 동일합니다. 그리고 하이네켄 상표를 잘 들여다보시면, 영문 소문자 "e"가 세 군데 위치하고 있는데, 왼쪽으로 약 15도 가량 기울어진 것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 다른 글자는 다 똑바로 서 있는데 말이죠. 이 것 하나하나 다 계산해서 디자인을 한 것이라고 하니, 참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나오네요. 이 설명을 듣곤 저 디자인을 볼 때마다 기울어진 "e" 만 보이네요;;;

Guinness 양조장과 비교해보았을 때 이 곳은 정말 '관광' 위주로 만든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다양한 전시를 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무척이나 화려하게 말이죠. 뭐 하나 방문객들의 시선을 잡아 끌지 않는 것이 없으며, 오히려 투자한 15유로 값어치를 한다는 것이 저와 제 친구의 의견이었습니다. 


하이네켄 양조장을 나갈 무렵이 되면 - 기다리고 기다리던 생맥주 시음시간이 옵니다. 처음 양조장에 들어올 때 하이네켄의 로고와 단추 2개가 달린 팔찌를 주는데, 팔찌에 달려있는 단추 1개당 생맥주 1잔이니 절대 잃어버리는 일 없도록 하는게 좋겠죠? ^^;;; 


똑같은 하이네켄 생맥주라 할지라도 이 곳에서는 몇가지 선택권들이 있는데, 갓 생맥주를 보관하던 온도에 따라서 구별은 해둔다는 겁니다. 저와 제 친구는 맥주는 차가워야 제 맛이라는 신념하에 "Extra Cold Draft"를 선택하여 마셨는데, 이건 암스테르담 내 펍에서 마셨던 하이네켄 생맥주랑 비교 자체가 불가능 하더군요. 목이 얼 것 같은 시원함에, 너무 탄산이 강하게도 느껴지지 않는 그 맛이란... 남은 단추 하나로 다른 것 시도하지도 않고 다시 똑같은 생맥주를 마셨답니다 - 지금도 저 맥주만 생각하면...!

"Heineken Extra Cold Draft"


맥주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반드시! Must Visit 장소랍니다. 일행분이 가기 싫어하면... 선택은 두 가지죠! 억지로 끌고 가거나 몰래 혼자 다녀오거나..ㅎㅎㅎ 하지만 조금이라도 맥주의 맛을 안다면 오히려 감사해할지도.. Heineken 맥주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곳,  암스테르담을 방문하시면 꼭 가보세요~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흔히들 네덜란드의 Amsterdam(암스테르담)을 유럽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라고 합니다. 유럽 전체가 동양의 국가들이나 미국에 비해서 상당히 개방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마도 네덜란드만큼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다른 것은 비슷할지 몰라도 두가지 면에서요 - 약한 마약(soft drug)의 합법적 판매와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과 매춘이 합법이라는 점에서 말이죠.


과거 암스테르담은 큰 항구도시였습니다. 덕분에 선원들이 자주 드나들었고, 그와 동시에 이 도시만의 특징이 발달되었다고 보면 되겠죠. 도시 전체는 수로(canal)을 통해 촘촘히 이어져있고, 걷다보면 좁고 높게 지어진 주택들과 그 앞의 수로에 가만히 떠 있는 보트들이 자주 보인답니다. 


그리고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자전거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수로가 있어 좁은 길에 자전거까지 다니니, 좁은 길이 가뜩이나 더 좁게 느껴지기도 하는 구간들도 있었답니다.

자... 이제 제가 이 곳이 '환락의 도시'라고 부르는 가장 큰 이유는 Coffee Shop을 들 수 있습니다. 커피숍,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닙니다. 이미 유명해서 알고 있으시겠지만, Cafe가 우리가 아는 커피들을 파는 곳이며, Coffee Shop이라 하면 합법적으로 마약을 판매하는 곳입니다. 간판이 아주 크게 써 있어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드나듭니다 -_-;;;


그냥 지나가다가 끌리거나 스트레스 받으면 들러서 한 대 피우고 가는 정도랄까요...? 법에 의하면 정해진 장소에서만 피워야 하지만, 이 곳 사람들을 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냥 수로변에 앉아 피우는 사람들도 있고, 공원 벤치에 앉아서 피우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어떻게 구별하냐하면, '냄세'로 구별합니다. 비흡연자들도 손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만큼 특이한 향이 나기 때문에 구별이 가능한데, coffee shop 근처에 가면 나는 향들을 가게들이 없는 거리에서도 쉽게 맡을 수 있습니다. 뭐... 경찰들도 심하게 단속하는 것 같지는 않고요. 하긴, 이 도시에만 합법적인 가게가 60여곳이 넘고, 크게 문제가 일어나는 일이 없으니 별다른 대처를 안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여긴 종자를 파는 곳 - 집에서도 기를 수 있나봅니다


가격은 coffee shop 기준으로 1g에 12유로 이상 합니다. 품종에 따라서 가격이 다르죠. 아무튼 우리에게는, 그리고 같은 유럽인들에게도 이런 풍경은 정말 '이색적'인 광경일 수 밖에 없겠지요. 이 곳을 돌아다니다가 읽은 가장 인상적인 문구는 이 것입니다.

I didn't know anything right until I had a cup of cigarettes and smoked a coffee

암스테르담이 '환락의 도시'라 불리는 또다른 이유는 - 이제는 정말 잘 알려진 합법적인 매춘이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정부에서 직접 관리하는 제도, 즉 '공창제'를 운영하고 있는 곳이 이 곳이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국내 방송사에서 이 제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은 것을 본 적이 있기에 더 호기심이 갔는데, 솔직히 두 눈으로 보니까 좀 민망하긴 했습니다 ^^;;;; 그래도 아예 없애지 않을 것이라면, 이렇게 정부에서 확실하고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이 곳을 다니면서 남성분들은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고(?), 여성분들은 이런 생각을 하겠지요 - '남자들은 다 늑대다' 라고요. 제 친구와 저 스스로가 여자였다면 웬지 그런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

이 외에도 시선을 잡으끄는 상점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아무래도 coffee shop과 홍등가가 있어 생기는 특수성을 잘 이용한 가게들이랄까요... 

누가 쓰려나..??;;

이름으로나 상품으로나 그나마 가장 건전했던 상점

Bunny인데... 여자친구 선물용으론 좀;;;


짧게 쓸려고 했는데, 좀 특수한(?) 곳이다 보니 이래저래 포스팅이 길어졌네요. 환락의 도시이자 sin city라는 이름이 다른 어느 곳보다 잘 어울리는 이 곳 암스테르담을 방문하시고자 하는 모든 분들에게 조언드립니다 - 적당히(?) 즐기세요 ^^;;;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기차를 타고 여행하며 독일의 쾰른에 도착하게 되면 중앙역(Hbf; Hauptbahnhof)에 내리게 됩니다. 상당히 규모가 큰 이 역에서 나오게 되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이 "Dom"이라 불리는 대성당인데요, 정말 그 규모가 너무나도 엄청나서 감탄밖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쌍둥이 종탑의 높이만 하더라도 157m,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이 성당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성당들 중의 하나이며 북유럽 일대에선 가장 큰 성당입니다. 1248년부터 공사가 시작되어 몇백년동안이나 계속되던 공사는 1880년에 이르러서야 현재의 모습을 갖게되었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불굴의 의지로 지어진 성당이라고 할 수 있네요.

내부로 들어갔을 때 무언가 여기선 잘못하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성당 내부의 분위기에 동조되었다고 해야겠죠;;; 소리가 무척이나 잘 울려서, 크게 말하기도 꺼려지더군요(그래도 꼭 떠드는 애들 있죠.. 어느 나라라 말은 안하겠지만).


마침 저 안에 있을 당시 성당 어딘가에서 미사가 열리고 있었는데, 참석자들이 부르는 찬송가가 은은하게 성당 전체에 울려퍼지는 것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성가대가 참여하는 정식 미사를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 정도로 말이죠.  언젠가 들은 농담이 생각납었습니다 - 이 곳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이 곳의 분위기에 눌려 "아, 정말 신이 있긴 있는갑다", 라고 말한다고 하던데... 웬지 농담이 아니고 누군가의 실화인듯 하네요;;;

정문을 중심으로 하늘을 찌를 듯이 서 있는 두개의 첨탑중 오른편에 있는 첨탑에 올라갈 수가 있는데, 학생의 경우에는 더도말고 덜도말고 1유로라는 저렴한 가격에 올라갈 수가 있답니다. 문제는, 509계단을 첨탑을 따라 돌면서 올라가야하는데, 중간에 덩치 있으신 분이 내려올때 마주치면 좀 난감해진다는 사실이... =_=;;;


올라오는데 총 509계단을 걸어야 한다고 해서 하나하나 세면서 올라왔는데, 이상하게 505계단이더군요. 중간에 몇개 빼먹었나..? 아무튼 약 97m지점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오르게 되면 쾰른 시가지 전체를 볼 수 있습니다. 바람도 시원하게 부는 것이 올라올 때 흘린 땀을 식힐 수 있게 해주네요. 같이 갔던 친구는 자신이 쳐진지 얼마 안되는 안전망에 자물쇠하나 걸면 전세계적인 유행을 선도할 수 있을거라고 하던데...;;;; 하지는 않았습니다.

야간에 보는 대성당의 풍경은 이 곳의 대미를 장식합니다. 라인강가에 불이 하나 둘 들어오며 성당을 중심으로 들어오는 조명은 도시를 화려하게 수놓고, 그 강변에서 친구들과 연인들은 즐거운 시간을 나누더군요.


라인강을 넘어 대성당이 파란 조명의 뮤지컬 극장과 함께 보이는 저 곳은 강변에 자갈밭이 깔려있고 그 뒤론 공원이 있는데, 그 곳에서 한가로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수많은 지역주민들에게 "나도 끼워줘!"하고 이야기를 걸고 싶었습니다. 

대성당 말고도 이 곳은 도시 전체에 로마 시대의 유적들이 남아있는 도시입니다. 규모가 작은 것도 아닌데, 문제는 이 대성당의 위용에 가려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여행에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친구와 함께 강변에 지역 주민들처럼 맥주 한병 잡고 앉아 이야기도 나눠보고, 도시 곳곳에 있는 로마시대 유적들도 둘러보는 그런 시간을 가진다면 더욱 기억에 남을 도시가 될 것 같네요.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독일 금융, 아니 유럽 금융의 중심지라 불리는 Frankfurt am Main(프랑크푸르트)을 방문했었을 때의 일이다. 지인으로부터 이 도시에 Koreanischer Garten(한국정원)이 존재한다고 들었는데, 솔직히 처음 들었을 때 쉽사리 믿기지가 않았다. 아무리 우리 대한민국의 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고는 하더라도 중국정원도, 일본정원도 없는 이 곳에 한국정원이 도시의 허파역활을 하는 Grüneburg Park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니 말이다. 그런데 웬걸, 정말 한국정원은 그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매화(梅花)"


연못 위의 연꽃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을 보니 멀리서 봤을 때보다 더 단아한 느낌이 든다. 이 "매화"의 맞은편에는 또 다른 전통양식의 건물이 있는데, "풀이슬루"라 불린다.

"풀이슬루(草露樓)"

고은 시인께서 쓰셨겠지?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산책하는 주부, 근처 괴테 대학에 다니는 듯한 조깅하는 학생들, 그리고 정원 내에 마련된 안내 푯말을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있는 주민들 등 이 곳을 찾는 현지인들이 종종 보였다. 아마 저들은 조금이라도 더 우리 "대한민국"과 우리의 고유 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난 그러리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문화와 내가 한국사람이라는 사실에 정말 뿌듯해지던 공간, Koreanischer Garten at Frankfurt am Main - 아마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_^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는 무척이나 아름다운 광장이 존재한다.
Grand Place, 현지 발음으로 '그랑 플라스' 라 읽는 곳인데,
고풍적인 분위기와 눈부신 화려함에 방문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이 곳은 벨기에의 Maison du Roi(왕의 집)와 브뤼셀 시청, 그리고 상업으로 나라가 번영하던 시절의 Guild House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시청


중앙의 시청을 중심으로 오른편에 있는 것이 길드하우스들, 그리고 왼편에는 왕의 집이 자리잡고 있다. 시청 맞은편의 건물은 시립박물관이다.

브뤼셀 시립 박물관


옛 시대의 화려한 번영을 반영해주는 이 곳 그랑플라스를 두고, "레 미제라블"을 쓴 빅토르 휴고는 그 작품을 이 곳에서 완성지으며 이 곳만큼 아름다운 곳은 유럽내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을 전했다고 한다. 확실히 이 광장 주변에 있는 야외카페에 앉아 식사를 하거나 시원한 맥주 한잔을 기울이고 있는다면 그러한 생각이 들 것 같다.

길드 하우스


이 곳에는 굉장히 유명한 축제가 한가지 있는데, 바로 광장의 대부분을 "꽃 카펫"으로 뒤덮어 버리는 행사가 바로 그 것이다. 1971년부터 시작되었지만, 1986년부터 2년에 한 번 씩 이 광장을 수십만 송이의 꽃들을 들여 '카펫'을 까는데, 성모승천일인 8월 15일(우리나라의 광복절이구나;;)이 포함된 주의 금요일부터 3일간 전시된다고 한다. 여행을 한 한달만 늦게 갔어도 그 장관을 볼 수 있었을텐데, 무척이나 아쉽다. 올해 열렸으니, 2012년에 다시 열리겠지. 

꽃카펫 - 출처: EOS(에오스) 투어


이 곳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석양이 지며 조명이 들어오는 저녁부터 시작되는데, 시청사와 길드하우스들, 그리고 왕의 집은 그저 감탄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야경을 선보인다. 


그 아름다움에 넋을 읽고 바라보고 있는데, 사람들이 웅성거리면서 모여있다. 왜 그런가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맙소사, 시청사에 들어온 조명들이 화려한 '쇼'를 시작한다. 정말 우연찮게 본 것이지만, 약 15분간 이어지는 이 조명쇼에 관광객들은 사진찍기 바쁘다. 나도 집어넣었던 삼각대를 신속하게 꺼내들고 셔터 누르기 바빴고...


메모리카드에 조금만 여유가 있었어도 동영상으로 이 화려함을 담고 싶었는데, 그래도 운좋게 이런 구경을 한 것에 감사한다. 

그랑플라스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오면서 그랑플라스를 돌아봤는데, 메트로 중앙역 근처의 이름모를 광장(Albertinaplein - 알베르티나 플레인? 아무튼 이쪽에서 윗쪽으로...)에서 바라다보는 브뤼셀의 풍경은 이번 여행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아니었나 싶다... 브뤼셀과 그랑플라스, 연인이 생긴다면 손 꼬옥 잡고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처음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을 간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하는 말들이 몇가지 있었다. 생각보다 볼 것이 없었다 라거나 그랑 플라스(Grand Place)를 제외하고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들이다. 그래서 그랬던 것일까? 솔직히 기대를 크게 하고 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밤늦게 도착한 Brussel 의 Midi 역에서 노숙할 당시 가방을 도둑맞을뻔한 사실이 좋지 않은 첫인상을 심어준 까닭도 있지만...



아무튼 사람이 생각보다 붐비던 역에서의 노숙을 마치고 도시의 이 곳 저 곳을 누비기 시작했다. 거리를 걷다보니 따사로운 햇살 아래 카페에 자리를 잡고 이 것 저 것 먹는 사람들이 보인다. 평소같았으면 그냥 지나쳤을 것 같은데... 메뉴판을 보고 우리의 마음은 급변했다. 여기선 먹는데 돈 아끼면 안된다고. 그 생각이 들게 해준 것은 바로 벨기에 와플이었다. 한국에 있을 때 카페 베네라는 곳을 선전을 볼 때 '벨기에 와플은 충분히 달콤하니...' 라 떠들던 광고가 있었다. 근데, 정말 벨기에 와플을 보니 너무 달콤해 보이는 것이 아닌가? 갓 구워낸 와플에 생딸기, 그 위에 생크림과 아이스크림, 그리고 그 위에 뿌려먹을 수 있도록 따뜻하게 데워진 초콜릿까지 준다. 메뉴판의 그림과 똑같이 생겼던 메뉴에 감동했다.

친구와 나를 무릎꿇린 와플


맛있게 와플을 뚝딱 헤치우고 나서 거리를 돌아다니는데 재미있게 생긴 벽들이 보인다. 브뤼셀이 만화로 유명하다는데, 저렇게 만화의 삽화를 그려놓듯이 치장한 건물들이 있다고 한다. 마침 옆에 서있던 가이드 말을 들어보니 저런 그림들을 보며 도시를 걷는 코스도 있다는데... 삭막한 도시에(우리나라 고층건물 빌딩들에 비하면 훨씬 양호하지만) 무언가 활력을 불어넣는 느낌이다.


그랑플라스를 주변으로 돌아다니다보니 (가장 중요한 곳은 제일 나중에 가기로 했다) 무언가 사람들이 와글와글한 가게가 눈에 띄인다. 무언가 해서 보았더니 Frites 라고 불리는, 우리에게 무척이나 친숙한 프렌치 프라이였다. 가게 안으로 부족해서 바깥까지 왜 저렇게 사람들이 모여있나 싶어 한번 먹어봤는데, 유럽을 40일간 돌아다니면서 먹어본 음식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맛이다. 사진상으로는 무척 작아보이지만, 한 손으로 들기에는 좀 벅찰 정도로 양도 많다. 가격은 소스까지 단 2.5유로! 현지인들이 왜 감자튀김을 최고의 지역 음식이라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먹고 3시간도 안되서 다시 찾음;;


브뤼셀의 상징 중 하나라는 오줌싸개 소년 동상을 찾아서 갔는데, 오줌을 뿜지도 않는 작고 초라해보이는 동상보다 주변에 있는 와플 및 초콜릿 가게들에 눈이 더 간다. 그 향긋한 냄세하며 화려한 색감으로 자극되는 시각... 분명 무언가를 먹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입에서 군침이 흐르더라.

1867년부터 지금까지 쭈욱...

...(꼴깍)

초콜릿바른 딸기...

어떤게 초콜릿일까~?


그리고 정말 우리를 끝없는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가게... 이름하여 'Beer Heaven'... 벨기에는 말 그대로 맥주의 천국이다. 독일이 맥주의 나라라고 흔히 알려져 있지만, 나는 벨기에를 더 윗선에 쳐주고 싶다. 독일은 '맥주순수령' 이후로 맥주에 어떤 첨가물도 넣을 수 없지만, 벨기에는 다르다. 단순한 맥주가 아닌, 그 이상의 맥주들이 존재한다. 맥주의 종류만 1,000여종이 넘으니, 하루에 3가지 이상의 맥주를 마신다 하더라도 약 1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야 벨기에의 모든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수많은 벨기에 맥주 중 고민을 거듭하다 유일하게 이 곳 수도 브뤼셀 근처에 남아있는 "Moeder Lambic" 이라는 양조장에서 나오는 Cantillon 맥주를 생맥주로 즐겼는데, 덕분에 내 친구와 나는 맥주의 새로운 차원을 경험할 수 있었다. Gueze Cantillon, Faro Cantillon, 그리고 Lambic 3 Fonteinen 이라는 3가지의 종류를 마셨는데, 각각의 맛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매우 시큼하면서 과일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것이 전혀 맥주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처음마셨을 때 바텐더에게 이게 정말 맥주 맞냐고 물어보았는데 정말 맥주 맞댄다;;; @_@a;; 이 곳의 양조장만 들렸다면 유럽여행간 방문할 수 있는 양조장은 모두 방문하는거였는데... 지금와서 생각하니 무척이나 아쉽다.

Wine Bar 같은, 하지만 Pub이다. 상단의 잔들도 다 맥주잔이다. 이 Pub의 보유 생맥주만 50여종!

Geuze Cantillon(궤즈 칸틸론)

Faro Cantillon(퐈로 칸틸론)

"Beer is the ANSWER"


사진으로 담지는 못했지만, 브뤼셀에서 접할 수 있는 가장 유명한 요리 가운데 하나가 '홍합요리'이다. 그 중에서도 푹 익힌, 고소한 냄세가 솔솔 풍기는 홍합을 잔뜩 쌓아놓은 요리가 유명한데, 아무리 먹을 것에 돈 아끼지 말자고 결심한 우리도 선뜻 들어가기는 힘들더라... 뭐, 솔직히 말하면 저녁 먹기 전 가볍게 마시기로 한 Cantillion 맥주에 너무 과하게 소비를 한 것이 솔직한 이유이긴 하지만서도;;;

브뤼셀, 단순히 잘 알려진 관광 포인트에만 집중하면 별볼일 없어보이는 듯한 도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겪은 바로는, 이 곳 브뤼셀의 진정한 매력은 지나가는 이들의 식탐을 불러일으키는 음식들이다.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보통 아일랜드나 영국같은 섬나라에서 유럽 본토로 넘어올 때에는 Euro Star라는 초고속 열차를 타기 마련이다. 하지만... Euro Star의 가격은 유레일 패스가 있어도 생각보다 비쌌고(80유로 가량?), 결국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자는 마음에 아일랜드의 Rosslare Europort 라는 항구에서 배를 타고 프랑스 서북부의 Roscoff 라는 도시로 넘어왔다. 덕분에 Pontorson 마을 근처에 있는 Mont Saint-Michel 을 방문하기 위해 훗날 발걸음을 되돌릴 필요가 없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고나 할까?


Rennes 역에서 북쪽 출구로 나오면 오른쪽에 Mont Saint-Michel 로 가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가격은 편도로 8.6유로인데, 만약 호텔이나 숙소를 예약해두었다면 운전기사에게 이야기할 경우 예약한 호텔 앞에 친절하게 버스를 세워준다. Rennes 에서 바로 수도원까지 가는 사람들이 별로 없던 탓일까? 아무튼 우리를 제외하고서는 거의 모든 좌석이 비어있던 버스를 타고 편안하게 수도원까지 향할 수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17:00경이었기 때문에, 아쉽게도 수도원에 들어갈 수는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중세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요새 내부 거리를 천천히 걸어보면서 다음 날 오전에 어떻게 효율적으로 돌아다닐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유럽에서 처음 보내는 일요일이라 모든 가게가 아예 문을 닫거나 일찍 닫는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던 우리는 굶을 수밖에 없었다. 배가 고프니 잠은 안오고... 이슬비도 그친겸 야경이나 한 번 보러가기로 했다. 대신 멀리서만... 이 결정이 다음 날 오전 우리를 무척이나 후회하게 할 줄은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지만, 아무튼 요새도시와 정상의 수도원을 비추는 조명은 정말 예술적이었다.


반지의 제왕 영화를 보다보면 나오는 '미나스트리스'를 연상시키는 이 요새는 이슬비가 계속해서 내리는 짖궂은 날씨 속에서도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있었다. 사진에서는 이상하게 보이지 않지만, 동양인들 관광객의 90% 이상은 일본인들이었고, 그 사실을 반영하듯 요새 내의 웬만한 안내와 가게들은 모두 일본어를 영어와 함께 나란히 걸어두었었다. 은근 부아가 치밀었지만 어쩌리, 이 곳 사람들도 관광으로 먹고 사는 일일진데.

아무튼 이 곳을 지나 수도원으로 입장하기 위해서는 입장권을 따로 사야하는데, 학생 입장료는 5유로다. 그리고 여기서 배운 사실 한가지, 이 곳 수도원은 18:00 이후에는 입장을 시키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여름(7월~8월)에는 조명이 환하게 켜진 상태에서 19:00부터 24:00까지 야간에 개방을 한다! Alhambra 궁전과 똑같이 말이다... 이를 알았더라면 어제 산책하면서 다시 왔을텐데, 정말 너무 아쉬웠다. 


수도원 내부로 입장하면 먼저 수도원의 역사를 간단하게 볼 수 있는데, 이 요새도시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차례로 보여주는 모형이 있다. 하긴,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으니 영국과의 100년 전쟁 도중에도 30여년이나 농성을 벌였을 수 있겠지.


수도원 정상의 대형 발코니에서 내려다본 바다 방향.. 조수간만의 차로 저 뻘밭이 물로 덮이며 이 도시가 바다로 둘러싸이는 상상을 해 보았다. 볼 수 있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화재로 한번 타버려 많은 것이 소실된 수도원 내부 - 스테인드 글라스도 색을 잃었다

화재 속에서 살아남은 물품일까..?

성 미카엘의 얼굴은 어디로...?

건물들 사이에 설명없이 숨겨져있던 비밀의 정원같던 작은 공간

카타콤 내부 - 조명이 없었다면 저 창살모양서 들어오는 빛이 전부였겠지

카타콤 내부의 연못(?)에 반사된 천장

수용소로 사용되던 당시 죄수들이 돌리던 바퀴 - 바깥과 연결된 수레를 올리고 내리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수도원을 돌아다니며 전체적으로 느낀 것이 몇 있는데, 우선적으로는 석재로 지은 건물이 더 오래 간다는 것, 둘째로 화재에는 석재도 장사 없다는 것, 그리고 이 곳이 경이롭기는 하지만 2년여 전에 들렸던 스페인의 Granada 시에 위치한 Alhambra 만큼 아름답지는 않다는 점 등이었다. 물론... 마지막 견해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지만, 규모면에서나 정교함 면에서나 Alhambra 만큼 인상적이지는 못한 것이 솔직한 내 마음이었다.

확대해 본 수도원의 첨탑

기념품점에 있던 황금 미카엘상 축소판

출구에 있던 석재로 된 미카엘상... 위의 것보다 훨씬 정교하다


Mont Saint-Michel 은 우리 말로 하면 성 미카엘의 산이란 뜻이다. 이 곳에 성소를 지으라고 대주교의 꿈에 몇년이나 나타나 계시를 준 천사가 미카엘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수도원 위로 하늘을 찌를듯이 세워진 첨탑 위에는 황금빛의 미카엘 상이 있고, 유난히 도시 내부에 이와 관련된 기념물품들이 많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Mont Saint-Michel 을 돌아보며 느낀 것이지만, 제방도로는 이 곳에 있어 양날의 검이라는 사실. 도로가 있음으로 관광객들이 편히 저 곳으로 왕래할 수 있지만, 그와 동시에 몽생미셸이 가진 특유의 아름다움 하나를 가장 완벽히 파괴하는 것이 저 도로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얼핏 듣기로는 다시 옛모습을 복구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 곳이 한층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언젠가 이 곳을 다시 찾을 기회가 온다면, 그러한 모습을 보고 싶다. 몽생미셸... 짧은 방문이었지만, 나름 인상적인 곳이었다.

숙소에 걸려있던 인상적이었던 흑백사진(엽서?)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럽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더 이상 볼 것이 없다고 느꼈을 때, 우리는 남부, 서부, 그리고 북부 아일랜드 사이에서 고민해야했다. 남부는 아일랜드의 미식가들이 모여드는 Cork라는 도시가 위치하고, 서부와 북부에는 빼어난 자연경관을 가졌다고 소문난 도시들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예산문제로 남부와 북부(북부는 영국 화폐를 쓰니깐;;)를 제외하고 서부의 Galway를 택했다.


Galway에서 버스로 약 1시간 40여분을 달리다보면 Cliffs of Moher (모어절벽, 왕복 버스요금 20유로)에 도착할 수 있다. 도심을 나서자 마자 펼쳐지는 한적한 시골길, 그리고 해안가에 가까워질수록 나타나는 버스 창 너머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계속 사진을 찍었다.


작은 마을의 호스텔 앞을 마지막 정거장으로 절벽가에 도착했을 때, 우리를 맞이해준 것은 다름아닌 십여마리가 넘는 소들! 버스타고 오면서 스쳐지나가긴 했지만 가까이서 보니 이건 느낌이 또 다르다. 근데 자세히 보니까, 이 녀석들 우거지 상을 쓰고 있다. 우리 한우들이 더 이쁘네 뭐...ㅋㅋ 

절벽가 초원의 소들.. 다들 나른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한가로이 풀을 뜯거나 누워서 가는 세월을 즐기는 소들을 뒤로하고 절벽으로 향했다. 절벽가에 다다르는 순간...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자연이 수천년에 걸쳐 빚어낸 웅장한 아름다움에 감탄만이 나왔을 뿐이다.

Cliffs of Moher


배낭을 메고 있었지만 정말 홀가분한 기분으로 맑은 공기와 바닷바람, 그리고 계속해서 절벽을 때리는 파도소리에 취해 가뿐하게 돌아다닌 것 같다.

이 이상 넘어가면 안된다... But!


처음 들어오는 곳에서 왼쪽으로 계속 오다보면 절벽의 끝에 다다르게 되는데, 정말 허술하게(?) 줄을 쳐두고 안전과 이 이상은 사유지라는 이유로 넘어가지 말라고 되어 있었다. 근데...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잖아;;;; 게다가 저 쪽 너머에서 바라다보는 절벽 풍경이 더 멋있을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 우리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안전장치 하나 없는 길을 걷고 있었다.


신나게 걷다보니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기 시작한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카메라에 색감 보정을 하고 찍기 시작하니 그나마 절벽의 아름다움이 약간씩은 담아진 듯 하다... 부족한 사진 실력에 먼저 좌절, 메모리 카드를 충분히 준비 못해 RAW파일로 담지 못해 또다시 좌절... OTL...

이거찍다 떨어질뻔;;;


낭떠러지 절벽 밑에 있는 꽃들을 최대한 당겨서 촬영해보았다. 절벽 중간에 핀 꽃들을 찍다가 발 잘못 디뎌서 떨어질 뻔... =_=;;;; 여행다녀와서 일지를 살펴보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같이 갔던 친구가 사진에 목숨걸지 말라고 저 곳에서 충고한 기록이 남아있다 - 나 꽤 무모했나보다;;;

내가 쓰니 친구도 적는다.. 한글로 ㅎㅎ


약 3시간 가량을 정신없이 돌아다니다가 안내소 앞의 버스정류장 앞으로 돌아왔다. 시간이 남아 기념품점 및 작은 카페, 모어 절벽에 대한 안내가 적힌 건물 내부로 들어가 구경을 하다가 나왔는데, 절벽만큼 인상적인 곳이 이 안내소였다. 이 곳은 절벽가에 가까이 위치해 있으면서도 주변의 경관을 최대한 헤치지 않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식으로 건축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진을 찍어두지 못한 것이 참 아쉬울 뿐이다. 우리나라도 이런 것은 배워 적용시키면, 훨씬 아름답게 자연경관을 가꿀 수 있을텐데... 점차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Cliffs of Moher, 아일랜드의 서부, 그리고 Galway를 방문한다면 꼭 한 번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아, 그리고 아일랜드에서만 구할 수 있는 벌꿀술, 반드시 잊지 말자(물론 다른 곳에도 있겠지만, 이상하게 이 곳 말고 다른 곳에선 이 술을 볼 수 없었다) - 부드럽고 달콤하면서도 은근 강력하다 ^_^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보통 술집이 몰려있는 곳이라면 그다지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지 않는 것이 매우 일반적인 예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술에 취하고 온갖 사고를 내는 일들이 많으니... 하지만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는 특별한 곳이 있다. 템플 바(Temple Bar) 지구라는 곳인데, 이 곳은 펍(Pub)들의 '지도'가 '국가 관광청'에서 나올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무엇이 그렇게 대단한 것일까? 일단 아침에 이 거리를 둘러볼 때에는 우리 같이 관광의 목적으로 잠깐 둘러보는 사람들을 제외하고서는 사람들이 없었다. 그냥 한적한, 하지만 유난히도 Bar라고 쓰여진 간판들이 많이 보이는 거리였다. 간밤에 소비된 맥주를 다시 채우는 것인지 공장에서 오는 것으로 보이는 차량들이 간간히 보이는 정도랄까? (하지만 한 가게에 들어가는 맥주의 양은 무지막지했다)


하지만 낮이 되니까 펍들이 하나 둘 문을 열기 시작하더니 사람들이 무척이나 붐비기 시작한다. 그냥 붐비는 정도가 아니라, 대낮인데 벌써부터 펍에 자리잡고 앉아 한잔 하는 사람들도 있고 근처의 광장에서 앉아 펍에서 직접 공수해온 생맥주를 들고 친구들과, 또는 연인들과 앉아 그 순간을 즐기는 듯해 보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


야간이 되니까, 정말 현란해진다. 거리에 조명이 들어오고 가게 현판을 비추는 불빛들이 하나 둘 들어오는데, 사람들의 인적은 끊이질 않는다. 거리에서 낮부터 악기를 연주하던 이들은 더 물이 올라 흥겹게 연주를 하고, 규모가 큰 펍들에서는 시간을 정해두고 아일랜드 전통 음악을 연주하고 노래하며 손님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해주는데 여념이 없었다.


템플 바 지구를 돌아다니다 보면 가장 눈에 띄는 세군데의 Pub이 존재하는데, 이 지구의 시초가 된 The Temple Bar, 화려한 장식의 The Oliver St. John Gogarty Bar, 그리고 두 가게의 가운데 즈음 위치한 The Quays Bar 라는 곳이다. 이 세군데에는 항상 손님들이 넘치며, 저녁이 깊어갈 수록 사람들이 항상 붐벼 분위기에 취해 서서 마시는 손님들도 흔히 보인다.


이 곳에서 친구와 나는 Quays Bar라는 곳에 들렀는데, 그 이유인 즉슨 펍 내부에서 끊임없이 전통 음악이 연주되고 그에 맞춰 많은 사람들이 같이 노래하고 춤추며 그 분위기를 더욱 흥겹게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갔을 당시(21시 정도 즈음..?) 악사들이 다음 노래에서는 남녀가 나와서 춤추라고 흥을 돋구었는데, 정말 어떤 남성분과 여성분이 즉석에서 나와 노래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한참을 음악에 맞춰 춤을 춘 뒤 각자의 친구들에게 돌아가 환호를 받고... 우리 나라에서 '술집'하면 떠오르는 모습이 아닌, 마치 축제의 한가운데 와 있는 분위기라 보면 되겠다.

부끄러움을 잊고 옆에 있는 이와 한 잔의 맥주를 즐기며 즐겁게 이야기하고 웃을 수 있는 곳(물론 영어가 필요하다;;;), 아일랜드의 더블린을 찾는다면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 아닌가 싶다 - Guinness를 포함한 지역 흑맥주 Murphy's 등 모든 맥주가 맛있는 건 당연한 것이고!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아일랜드'라는 국가 이름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을 물어본다면 무엇이라 대답할까? 클로버? 녹색 대지? 카톨릭 교회? 내 경우에는 가장 먼저 기네스 흑맥주(Guinness)가 생각나더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맥주 중의 하나이지만 내 주변 많은 사람들이 웬지 모르게 접하기 꺼려하는, 그 맥주 말이다. 가끔 사람들이 기네스를 독일맥주로 생각하는데, 아일랜드 더블린이 바로 이 기네스 흑맥주의 본고장이다.


솔직히 여행 시작 전부터 가장 고대하던 장소 중 하나가 아일랜드의 더블린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기네스가 있으니까. 기네스를 만드는 양조장이 바로 옆에 있고, 펍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신선한 기네스 생맥주를 마실 수 있을테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참 단순하면서도 웃긴 이유가 아닐 수 없다. 여행 내내 하루 식사는 대충 빵 하나에 토마토 몇개로 때우면서 맥주 소비만큼은 절대 아끼는 법이 없었으니 말이다 =_=...;


더블린에서 기네스 맥주공장은 더블린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시내 중심가로부터 좀 떨어져 있는 편이다. 걸어본 결과 약 30분 정도 걸리는데, 이 곳까지 향하는 버스도 몇 개 있는 것으로 알고있지만 이용하지 않았다. 차라리 그 돈으로 생맥주 한잔을 더 마시고 말지 ㅋㅋㅋ. 아무튼 "Guinness Storehouse" 라고 불리는 이 곳에는 St. James's Gate Brewery 라는 기네스 맥주의 발전사가 그대로 담긴 양조장이 존재한다. 맥주를 만들면서 나는 특유의 냄새를 양조장 근처 거리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는데, 그 때부터 심장이 쿵쾅거리는게 느껴지더라.


기네스 맥주 공장은 거대한 기네스 맥주잔 모양의 유리 조형물을 지하까지 총 7개의 층으로 구성해 두었는데(윗층 라운지까지 하면 8개층), 자신이 학생 신분이라면(ISIC학생증 나와랏!) 11유로에 입장할 수 있다. 이 입장료면 하루 세끼를 다 해결하고도 남을 돈이었지만, 아까도 밝혔듯이 맥주만큼은 예외라... 거기다 다른 맥주도 아니고 기네스인데;;;; 아무튼 지하에서 입장하여 차례대로 기네스 맥주를 만드는 과정과 특징, 그리고 그 역사를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맥주마시는 법: 듣고 보고 느끼고 맡고 마신다

광고에 Beer와 Near의 음율을 잘 활용한 듯


기네스 맥주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을만큼 자세하게 설명을 해 두었다. 그리고 그 것을 보러 온 수많은 관광객들 - 유명한 맥주 브랜드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관광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참 대단했다. 아무튼 이 것 저 것 보고 읽으며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최상층에 다다랐는데, 바로 이 곳이 이 곳 Guinness Storehouse 관광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바로 18세 이상의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세계에서 가장 신선한 기네스 흑맥주 1파인트(약 530ml 가량)를 제공해 준다는 사실! 거기다 Gravity House라 불리는 최상층의 전망대는 360도 전망이 트인 유리로 된 창문을 지니고 있기에 더블린 시내를 전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이 곳에서 거품이 절!대! 사라지지 않는 저 쌉싸름하면서도 한없이 부드러운 흑맥주를 마시며 느끼는 기분이란...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우리보고 동양에서 온 어린애들 아니냐며 자기들끼리 떠들던(영어는 다 알아듣거든?) 현지 고등학생 꼬꼬마들이 음료수 마시는거 쓱 한 번 바라봐주면서 비웃음짓고 음미하던 저 흑맥주의 맛...! 잔을 완전히 비울때까지 사라지지 않는 처음 그대로의 거품이 지켜주는 맥주의 맛이 정말 너무 맛있었다. 너무 감동에 겨워서 눈물마져 날 뻔 했으니...;;;


한 파인트를 느긋하게 비웠음에도 불구하고 한 잔 더 마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눈 딱 감고 "이 맥주를 위해서 동양에서 여기까지 날아왔어!" 라며 한 잔 더 달라고 할 까 하다가, 나중에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펍(Pub)들이 몰려있는 Temple Bar Area를 가서 즐길 것이라 스스로를 위로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P.S. Facebook을 이용하는 사람들 중 용자들은 다음의 사진 주인공처럼
      도전해보자. 전세계적인 스타가 될 수도 있는거다..;;;;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어떻게 보면 아담하다는 표현은 맞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유럽을 돌아다니면서 거친 도시들 중에는 분명 동화 속이나 화폭에서 튀어나온 듯한 아기자기한, 아름다운 도시들이 꽤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한 나라의 수도라는 것을 생각해볼 때, 더블린은 그 규모면에서 아담하다는 말이 상당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이른 아침에 더블린에 도착해서 가장먼저 볼 수 있었던 것은 도시를 남과 북으로 가르는 리피강(Liffey River)이었다. 솔직히, 말이 강이지 좀 넓다란 천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강을 따라 조성된 도보와 산책로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몇몇 볼 수 있었다. 뭐랄까... 아침인데도 크게 붐비지 않는 것이, 우리나라의 서울하고는 크게 대조된다고 해야할까?

Trinity College 정문 아치에서


너무 시간이 일렀던 탓일까? 강 남쪽의 시내에 위치한 아일랜드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대학인 Trinity College에 다다러도 중앙 캠퍼스가 참 한산했다. 500여년이나 되었다는 대학이라 약간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학생들이 없는 시간대에 오니 좀 썰렁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맑은 아침공기 속에서 한산한 캠퍼스를 걷는 작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Dublin Castle

Dublin Garden

Garda(Police) Memorial Garden


학교에서 나와 남서쪽으로 시내를 따라 걷다보니 더블린 성이 나왔다. 현대 건축 속에서 조화롭게 어울리고 있는 이 성의 나름 아담한 면이 마음에 들었지만 그보다 더 괜찮았던 것은, 성의 남쪽에 조성된 Dublin Garden 이라는 정원이었다. 성벽과 경찰서로 둘러쌓여진 이 곳은, 시내 속의 비밀정원같은 느낌을 풍긴다. 넓게 보이는 정원 둘레로 작은 공원 몇 개가 조성되어 있는데, 사진에 올린 Garda Memorial Garden에는 경찰임무 수행 도중 순직한 경관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Christ Church Cathedral


종교때문에 상당히 혹독한 역사를 치른 아일랜드에서 최고령을 자랑하는 Christ Church Cathedral은 그 역사가 1030년경부터 시작한다. 물론 중간중간 증축을 거치고 통치 권력에 의해 초기와는 다른 양식으로 꾸며지기도 하였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에는 그 덕분에 지금에 이르러서 성당 자체가 더 아름다워 보이는 듯 하다. 성당 안에서 지하 무덤인 crypt로 들어갈 수 있는데, 그 안으로 발을 딛는 순간 코 끝을 자극하던 오래된 공기의 향이 내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 것인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학생할인 받아 3유로라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지만, 입장료가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Christ Church Cathedral에서 멀지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또 하나의 아름다운 성당이 존재하는데, 아쉽게도 이름은 적어두지 못했다. 크라이스트 성당에서 기네스 맥주공장 쪽으로 향하다보면 나타나는 이 성당은 크라이스트 성당과 같은 중후함을 주지는 않지만, 뾰족하게 솟은 정문위의 종탑이 인상적인 이 성당에는 많은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사진은 입구에서만 한 컷.. ^^;;;

St. Patrick's Cathedral

자네도 그 우물터에서 세례받고 싶은가..?


더블린에 있는 성당이야기를 하다보면 빼놓을 수 없는 성당이 하나 있는데, 바로 St. Patrick's Cathedral이다.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아일랜드에 노예로 잡혀왔던 St. Patrick, 그는 훗날 아일랜드에서 탈출한 뒤 카톨릭 교회에 들어가게되고 아일랜드로 돌아와 섬 전체를 교화시켰다는 성인이다. 그렇기에 아일랜드에 있어 특별한 성인인데, 8세기부터 아일랜드의 수호성인으로 여겨져왔다. 그런 그의 이름이 붙은 성당이 더블린 시내에 있는데, 성당 옆에 있는 우물자리가 그가 5세기경에 지역 주민들에게 세례를 할 때 쓰였다고 여겨지는 곳이다. 현재 이 곳은 공원같이 조성되어있어 지역 주민들에게 항상 열려있다.

더블린 시 자체가 큰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걸어다녀서 한나절 만에 웬만한 곳은 다 둘러볼 수 있었다. 물론, 박물관은 일체 들어가지 않았을 때의 얘기지만 말이다. 경비를 줄이려 도시 내를 가로지르는 버스나 트램과 같은 교통수단을 일체 이용하지 않은 것을 생각할 때, 대중교통을 활용했었더라면 시간을 좀 더 아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당시 걷다보면서 느낀 것이지만, 정말 매력적인 도시였다. 한 나라의 수도라고는 생각되어지지 않는 그런 느낌의...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Welcome..!


영국 런던 Euston역에서 출발 4시간 정도 후 리버풀 근처에 있는 Holy Head 라는 항구도시에 도착했다. 당시 현지시각 22:30분 경, 도착하자마자 내뱉은 말이 "아 이 동네 왜이렇게 추워..!" 북반구의 항구도시라서 그런지, 약간의 빗방울을 동반한 야밤의 바닷바람은 무척이나 매서웠다. 6월 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만큼 말이다. 바람막이 겸 유일한 우의(?)를 서둘러 꺼내입고 02:40출발인 페리를 어떻게 기다리나 걱정하며 항만으로 향했는데, 은근히 유식 및 편의 시설이 잘 되어있었다. 더블린으로 향하는 현지 사람들이나 우리같은 배낭여행자들도 많이 보이고.

역에서 항구시설로가는 길...


밤새 영업하는 듯한 편의시설에서(정말 놀랐다 - 서양권에서 새벽늦게까지 가게를 하다니..!) 간단히 요기를 하고 선박이 출발할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 비가 잠시 멎은 틈을 타 카메라를 들고 산책을 다녀왔다. 간헐적으로 들리는 파도소리와 갈매기 소리가 바다는 보이지 않지만 내가 항구에 와 있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려준다. 런던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청량함마져 느껴졌다.

Holy Head의 한적한 야밤

항구를 내려다보던 이름 모르던 유적

비는 오지만 항구로 향하는 다리의 곡선이 참 이뻤다

흡연하던 외국인 옆에서 본 시내로 향하던 다리


한 30분 남짓 돌아다녔을까? 다시 빗방울이 거세지기 시작해서 황급히 항구로 대피했다. 돌아오는데 멀리서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를 들으며 담배 한개피를 물고있는 사람들 몇 명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흡연 욕구가 급상승하더라...ㅜ_ㅠ 지금 생각해보면, 흡연자의 입장에서 한개피 구걸했어도 줬을 것 같아 아쉬운 면이 없지 않다.


항구 내 편의 시설로 들어오니 아까보다 대기하는 사람들이 늘었는데, 모두 자리 잡고 배를 기다리고 있더라. 독서하는 사람, 침낭 깔고 드러누운 사람, 짐 지키면서 피곤하게 자는 사람, 컴퓨터 하는 사람 등... 쉬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갑자기 피곤해지더라. 배 탈 시간이 되면 주변 사람들이 알아서 깨워주겠지라는 생각으로 화장실이랑 가까운 곳 벽에 기대고 앉아 잠을 청했는데, 꽤나 불편한 자세였음에도 불구하고 완전 기절했다. 사람들이 안깨워줬으면 어쩔려고 했는지.. 내 친구나 나나 정말 대책없었다. 원래는 안그런데... 하긴 비행기 타고 오는게 좀 힘들긴하지 =_=;


배에 오르고 나서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잠깐 바깥 풍경을 바라보러 나갔다가, 야밤에 이게 무슨짓하는거냐며 스스로를 자책하고 가장 편해보이는 의자(?)를 골라 잠을 청했다. 늦은 시간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배가 커서 그런지, 한적한 공간에서 나름 편하게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굶어서 배고픈 것만 빼고. 유럽 여행의 첫날밤... 앞으로의 여정이 어떨지 대략적으로나마 짐작할 수 있던 시간이었다 - 솔직히 이 때 정했어야 했다. 이 당시에라도 가늘고 긴 여행이 아니라 짧고 굵은 여행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여행하며 쓴 일지를 날짜별로 그대로 올린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기에 자체 검열은 정말 불가피(?)하지 않은 이상 하지 않겠습니다.

==================================================================

히드로 공항에서 연결되던 첫 tube 역


런던 히드로 국제공항에 착륙... 설레는 마음도 있었지만 살인적인 런던의 물가는 우리를 금방 질리게 만든다. 어떻게 여기서 먹고자며 여행하란 것인가? 우리가 무슨 재벌이야? 응??? 단돈 100원이라도 아까운 판에, 그나마 거리에서 보이던 가장 싼 커피가 3파운드 조금 안되더라. 한 5400원 가량 하는건가? 하나 웃긴건, 이미 이야기는 줄곧 들어왔지만, 생수 1병이 커피값이랑 거의 같다는거다. 생수 한병으로 마진을 얼마나 내는건지... 물론 동네 대형 마트같은 곳에 가면 좀 더 싸겠지만, 정말 기가 찬다.


기왕 런던에 온거 구경은 좀 해야겠다는 생각에 공항 지하에 위치한 안내소에서 7.5파운드에 'Day Travelcard'를 구매했다. 우리나라의 충전식 교통카드와 비슷한 'Oyster'카드의 사용이 권장되기는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오래 있을 것도 아니니까. 어차피 영국은 잠깐 스쳐간다는 것이 원 계획인데다가, 부지런히 Tube(영국의 지하철)를 타고 돌아다니면 웬만한 것은 다 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었다. 

Buckingham Palace(버킹엄 궁전) 정문

궁전 정문 앞에 서있던 기념비(?)

궁전 옆 Queen's Gallery - 왕실 소장품을 전시

Westminster Cathedral

Westminster Cathedral 정문 앞에서

길건너 건물 유리창에 투영된 Westminster Cathedral

이 공연을 봤어야 하는데.. 정말 아쉬운 부분

어느 영화에서 본 듯한 런던 내 주택 - 다른건 몰라도 문만큼은 집집마다 다 다르다

낮부터 영업하는 Pub - 꽤나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런던 Euston 역에서부터 Holy Head로 향하는 기차에 있다. 부지런히 돌아다니려던 런던, 영국서 아일랜드로 넘어가는 페리 시간에 맞추다 보니 오래 머물지 못했다고 말은 했지만 솔직히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배낭매고 지도보며 돌아다니려니 기력(?)이 받쳐주질 못하더라. 이래가지고 이거 배낭메고 다니겠나 -_- 웬지 전역하고 저질 체력을 얻은 느낌이다. 애초에 런던은 그냥 지나가 버릴걸... 돌아다니다 보니 버킹엄 궁전에서부터 시작해서 영국 왕실의 주요 행사가 열리는 웨스트민스터 성당까지 참 볼만한 것이 많던데,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다.

Holy Head로 우릴 데려다 준 열차


                                                                               6.28.2010 19:30 
                                                                    in a train to Holy Head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어떻게 정리를 해야할까 고민한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건만, 결국 시차적응 일환으로 지난 40일간 적은 일지를 하나하나 읽어보다가 날밤을 세우고 말았습니다. 읽다가 "어라, 내가 이렇게 느꼈나?" 하고 의문도 느껴지고, "내가 정말 이런 짓을 했단 말야?" 하며 피식 웃게 만드는 일들도 있네요. 참... 집에 도착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배낭메고 돌아다니던 일이 그리워집니다.

아무튼 오늘부터 차근차근 블로그에 여행기록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여행하며 쓴 일지를 날짜별로 그대로 올린다는 것이 기본적인 생각이기에 자체 검열은 정말 불가피(?)하지 않은 이상 하지 않겠습니다.

==================================================================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유럽 배낭여행이 시작!!! 공항으로 향하면서부터 많은 이야기가 오갔고,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야, 근데 우리가 일어났을 때 내무반이고 선임들이 '너 잠꼬대 잘하더라~?' 하면서 내려다보고 있음 어쩌지ㅋㅋㅋㅋ". 아, 정말 상상만 해도 괴롭다. 여행초기부터 이러면 안되는데, 우리 둘다 정말 이 순간을 기다렸긴 했나보다.

00:50 출발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19:40즈음해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친구녀석은 자기는 여기서부터가 여행이라며 벌써부터 사진찍고 있다. 아, 이 밀려오는 어색함은 뭐지.. -_-... 아무튼 부모님께 인사드리고 여행자 보험을 들려고 AIG 여행자 보험 창구를 찾아서 갔는데, 여직원이 싸늘하게 "문 닫았어요~" 말하며 우리를 내쫓는다. 헐...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는 공항이 이래도 되는거야? 그리고! 옆에 영업시간 20:00까지라고 써붙인 건 뭐임??? 공항 시계는 분명 19:56이라고! 따지려다가 그냥 돈 아낀다는 셈 치고 여행자 보험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Qatar Airline A330


아무튼 공항에서 어떻게 어떻게 시간을 떼우고 지금은 도하(Doha, Qatar - 중동의 국가)로 향하는 A330 기내 안이다. 약 1시간 뒤에 도착하는데, 나름 괜찮다. 무려 '농협 김치'가 기내식 끼니마다 나오는 엄청남도있고. 개인 스크린이 전 좌석에 배치되어 있어 자유롭게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전우치'와 'Book of Eli'를 차례로 감상해주고 지도를 보는데, 국제 뉴스에서나 보던 Gulf of Oman을 날고 있다. 설마 밑에서 미사일 날라오진 않겠지??;;; 이 곳은 어떤 곳인지 궁금하다. 훗날 기회가 닿는다면 아랍계열 국가도 한 번 와봐야지.

그나저나 걱정이다. 비행기 출발 전 경기서 독일이 영국을 4-1로 짓밟아버리던데, 이거 영국 도착하면 초상집 분위기인거 아니야...?

                                                                  6.28.2010. 09:25 (한국기준)
                                                                   in a Flight to DOHA, Qatar
==================================================================

04:35 Doha, Qatar


카타르의 도하 국제공항에 도착한 시간 현지시각으로 04:35, 그리고 현지 실외온도 더도말고 덜도말고 섭씨 35도...! '에이, 장난이겠지'하고 비행기 밖으로 나갔는데 헉 하고 숨막힌다. 분명 새벽인데 태양은 우리나라 7시 정도 된 듯 마냥 밝고, 떠오른 태양이 지표면을 달구다 못해 아스팔트에서 아지랑이 피어오르는게 보인다. 이 나라 도대체 뭐니??? 지금부터 이러면 오후 2시 즈음하면... 아 끔찍해 =_=...

Duty Free Shops, Doha


아무튼 공항안으로 들어오니 좀 살 것 같다. 근데 얘네도 참 부지런하다. 어떻게 면세점이 문을 열지 않은 곳이 없냐... 오오, 아랍 복장이다. 신기해! 처음본다..! 근데 저렇게 몸을 다 가리고 다니면 정말 더 시원하려나? 흐음.. 약간 의문이 가는데... 아, 마음 같아선 여기도 좀 머물어보고 싶다. 근데 바깥이 아까보다 2배는 밝은걸로 봐서 훨씬 더 더워졌겠지? 군에서도 추운 겨울이 더운 여름보다 좋았잖아. 여긴 무리야, 무리 ㅋㅋㅋ. 그냥 빨리 유럽으로 뜨는 것만이 살 길!

                                                                                 6.28.2010. 05:32
                                                                        at Doha Airport, Qatar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유럽에서의 40일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약 13kg 가량의 배낭을 짊어매고 6월 28일 영국의 런던에서 시작해 8월 6일 프랑스 파리에서 마쳤네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40일... 넓은 세상을 보며 모든 면에서 좀 더 폭넓은 방향으로 생각을 해봤다, 라고 하는 것이 이번 여행에서 느낀 것을 나타내는 가장 좋은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난 40일간의 수기를 읽어보고 사진들을 보며 이번 여행에서 배운 것들을 정리해야겠지만,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그저 난감하기만 한 것이 사실... 어떻게 생각하면, 여행하면서 만난 이들의 사적인 생활을 침범하지 않는 범위에서라면 기록한 사실 그대로를 공유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래도 그 것이 가장 솔직하게 이번 여행에 대한 경험담이니까요. 

아무튼... 집에 돌아오니 확실히 피곤하네요. 그동안의 긴장이 풀려서 그런가? 일단 여독이 풀릴 때 까지는 푹 쉬어야겠습니다. ^_^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
여행 준비를 마무리 지으며 글을 올리기 전에, 이 글에 거창하게 최종점검이란 말을 붙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솔직히 준비라고 해봐야 4개월 전에 구해둔 카타르 항공 비행기표와 유레일 패스를 제외하고서는 지난 3일간 모든 준비를 했기 때문에, 솔직히 점검이라기 보다는 짐싸기에 가깝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여권 - 여행시 잃어버려서는 않될 물품 1호. 이상 무.
지갑 - 여행시 잃어버려서는 않될 물품 2호. 각종 신분증 및 현금이 있음.
패스 - 유레일 패스, 이번 여행 이동의 핵심이 될, 항상 지녀야할 물품 3호.
배낭 - 내 모든 것을 넣고 다닐 배낭...
40일간의 여정동안 쓸 물품들은 다음과 같다.

여행용 침낭
카메라 가방(로우프로 패스포트 슬링)
여행을 기록할 다이어리 1권
군에 있을때부터 쓰던 소형 LED 라이트
카메라 삼각대
Korea라 새겨진 '월드컵용' 버프
Limix G-Vario HD 14 - 140mm, Lumix G 20mm F1.7 ASPH 렌즈들
Panasonic GF1 카메라 및 충전기
SD 메모리 카드 8GB (공항 면세점서 16GB짜리 하나 살 듯?)
MP3(iPod Touch) 및 충전기
멀티플러그
스포츠 타올 소형 대형 각 1장, 가방에 달고 다닐 소형 캠팩 타올 1장
속옷 및 양말 각 4개/켤레
외국인 친구들 사귈경우를 대비한 김홍도/신윤복 풍속도 컵받이 12개
기능성 셔츠 3벌(입고 가는 옷 포함)에 폴로셔츠 1벌
기능성 바지 2벌, 수영복 대용 반바지 1벌, 카고반바지 1벌(입고감)
바람막이 겸 방수 상의 1벌
빨래감을 보관할 지퍼백 2개
신발 1켤레와 스포츠 샌들 1켤레(신고감)
세면백(칫솔, 치약, 로션, 썬크림, 가루비누 등)
비상약(마네카솔, 항생제, 알레르기약, 지사제 등)
5cm 길이의 보안휘슬, 2.5m 보안용 와이어 및 TSA 인증 자물쇠 2개
유럽 여행 책자 및 지도 1권

이걸 다 배낭에 넣고 나니 45L 용량분이 거의 가득 찬다.
뭐... 군장 쌀 때처럼 컴팩트하게(?) 싸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55L 싸이즈의 가방이 크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60L 이상의 배낭을 준비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져 들 정도로... 처음 배낭 준비할때 '우리가 여행가지 패션쇼 가냐'라는 생각이었는데, 확실히 몇몇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부피가 늘어나니(특히 바지!) 약간 당황스럽긴 했다.

아무튼, 이제 준비는 끝났다. 몸 건강히 잘 다녀오는 일만 남았을뿐...
근데 정말 신기하게도 아직까지 긴장이 되질 않는다. 출국 6시간도 남겨두고 있지 않은데 말이다. 마치 옆동네 그냥 한 일주일 놀러가는 기분이랄까? 이러다가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은 영어마져 제대로 사용못해 국제미아가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그저 웃음만 나온다. 그래, 일단 가서 직접 경험해 보는 것이 가장 좋지 방법이 아닌가 싶다.

건강히 잘 다녀오겠습니다!

'Travel > 2010 Europe' 카테고리의 다른 글

Back Home, Sweet Home  (0) 2010.08.08
유럽여행준비 - ISIC 국제학생증  (3) 2010.06.26
유럽여행준비 - 배낭  (3) 2010.06.23

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