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보통 옷이나 신발 같은 것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입니다.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의류에 돈을 쓰는 경우가 거의 없지요. 실제로 2008년 여름에 입대하려 한국 갈 때 들고갔던 가방에 담겼던 옷과 신발들을 2010년 가을에 복학할 때 미리 넣어놨던 방습제들만 제거하고 그대로 들고왔으니까요;;; 추가적으로 가져온 것이 있다면, 몇 권의 한국 책들과 "전투화"입니다.


보통 군화라고 부르지요. 그냥 집에 두고 볼 때마다 헝그리 정신을 느끼고자 들고온 것이 아니라 거의 매일같이 신고다니려 들고왔답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했구요;;; 구두가 필요한 날에도 이 것 신고나가면 자세히 보지 않는 이상 별 티가 나지 않지요... 필요에 따라서는 제가 광을 좀 내주면 되니까요^^;;

이쯤되니 제가 신고다니는 신발이 군화임을 알아본 친구들이 저를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얼굴로 쳐다봅니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저 신발이 절대 편한 신발은 아니거든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말이죠. 저도 저게 참 불편했는데, 발목 부상 심하게 한 번 당하고 나니 발목까지 튼튼하게 잡아주는 저런 부츠가 더 편해지더군요. 

하지만 한 켤레만으론 한계가 있는 법이라 다른 한 켤레가 필요하던데, 미국서 국군 전투화를 구할 수도 없거니와... 해서 생각해낸게 미군 전투화였습니다. 국군처럼 납품에 의해 공급되는 시스템이 아니다보니 참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더군요. 이 것 저 것 살펴보다 무난하게 가보자 싶어 Converse 사에서 생산하는 공군용 전투화를 택했답니다. 

빨간 뚜껑의 박스와 군을 위한 물품이라는 뜻의 Duty / Uniform

특유의 Converse 마크는 이 곳에도 역시..

Sage Green 이라는 색인데, 생각보다 무난합니다.

전투화라 그런지 무척이나 튼튼하게 박음질이 되어있습니다.

국군 전투화랑 비교사진입니다 - 무게는 오른 편이 더 가볍구요.

푹신한 메쉬 재질의 미군 전투화와 단순 가죽의 국군 전투화

딱 봐도 국군 전투화가 더 불편해보이죠..

뒷굽의 차이 - 각진 국군 전투화와는 달리 부드럽게 곡선 형태로 말아 올려져 있습니다.

밑창의 차이입니다 - 단순한 패턴의 국군용과는 차이가 있네요..


한 3주 정도 신었는데, 소위 '길들이는' 기간이 별 필요가 없더군요. 박스에서 꺼낸 날부터 아주 잘 신고 다녔습니다 - 어쩌면 전투화만 너무 신어서 제 발이 길들어져있던 것일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오늘 간만에 국산 전투화를 신었는데, 이게 얼마나 불편한지 바로 느껴지더군요. 불편함도 불편함이지만 가죽을 뚫고 스며드는 냉기와 전투화 속에서 고인 열이 느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 게다가 물기가 있는 실내에서 갑자기 미끄러질 뻔한 경우도 몇 번 있었구요. 참고로 위의 전투화는 작년 제가 전역할 때 즈음부터 조금씩 풀리던 신형 전투화 2종류 중 하나입니다. 

국군 전투화의 납품가가 약 6만원이 좀 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게 참 웃깁니다. 요즘 미국도 물가가 오르긴 했지만, 제가 산 미군 전투화가 한화로 약 9만원 가량입니다. 민간에 파는 것이라 가격이 오른 것이고, 미군 ROTC 친구에게 물어보니 군인의 경우 더 싸게 구입하거나 정식으로 납품 계약을 맺은 것이면 거의 공짜에 얻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좀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량 양산 납품에 의한 국군 전투화는 6만원대, 대량 양산도 아닌 소매 형식으로 팔리는 이런 성능 좋은 미군 전투화의 가격 차이가 2배도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요. 물론 제품에 따라 가격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솔직히 무언가 이상한 것은 사실입니다. 

뭐... 굳이 생각해보면 더 이상 저랑은 큰 상관없는 문제이긴 합니다. 하지만 나중에 군대 갈 제 동생과 다른 수많은 이들을 생각할수록 개개인이 사용하는 장구류 만큼은 좀 더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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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L.J.
We shall find peace... We shall hear angels... We shall live under the blue sky sparking with diamo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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